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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부터 피치를...' 김세영이 밝힌 도쿄올림픽 '드림' 로드맵

김지한 기자2019.12.18 오후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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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소회를 밝히는 김세영. 김지한 기자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3승을 달성해 투어 통산 10승을 채운 김세영(26)이 미국 진출 5년차를 맞은 소회와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LPGA 정상급 선수로 뜬 그의 골프 철학은 더욱 확고해졌고, 그만큼 더 큰 꿈을 꾸는 모습이었다.

김세영은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광화문 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올 시즌 3승을 달성한 그는 2015년 LPGA 진출 이후 5시즌 만에 개인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특히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여자 골프 사상 최고 상금액인 150만 달러를 가져간 그는 내년 메이저 대회와 도쿄올림픽을 맞이하는 굳은 각오도 드러냈다.

김세영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LPGA에 진출한 2015년부터 매 시즌 1승 이상씩 거뒀고, 꼭 5년 만에 10승을 채웠다. 그는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런 좋은 성과가 있어서 감사드린다. 후원사인 미래에셋에서 10년동안 지원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미래에셋 회장님께서 고등학교 때 저를 발굴해주셔서 스폰서십을 이어주셨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골프선수로서 근본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골프 선수로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퍼포먼스를 잃지 않는 여건을 만들어주셨다"면서 "고등학교 때 나보다 더 잘 친 선수도 있었지만, 지금껏 든든히 지원해주셨다. 금액적으로 항상 올려주셔서, 맨 처음(10년 전)과 비교하면 (후원 규모가) 30배 올랐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시즌 최종전 우승 덕에 상금이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상금에 대해 "부모님이 관리를 해 주신다. 그래서 크게 내가 관여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미래엔 좀 더 상의를 해서 골프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으로 썼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 나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자랐다. 어린 친구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금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용도로 썼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내가 선택장애가 있다.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를 좋아해서, 고민중이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날 김세영을 향한 가장 큰 관심사는 내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각오였다. 현재 세계 6위인 김세영은 한국 선수 중에서 고진영(1위), 박성현(2위) 다음으로 세 번째로 랭킹이 높아 도쿄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 도쿄올림픽 골프 종목은 세계 15위 이내 4명 이상 있는 국가는 4명까지 나설 수 있다. 물론 내년 상반기에 치를 각종 대회에서 랭킹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4년 전 리우올림픽 경쟁에서 이겨내면서 올림픽에 출전한 바 있던 김세영에겐 두 번째 도전이 당연히 남다른 각오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김세영은 "(리우올림픽이 열린) 2016년엔 막연히 정말 나가고 싶다고 했고, 운동선수로서 (올림픽 출전이) 원하는 타이틀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박세리 감독님, 박인비 언니, 다른 선수들과 함께 1주일간 합숙하고 지내면서 올림픽이 다른 대회와 남다른 특별함을 느꼈다. 인비언니가 금메달을 따는 걸 눈앞에서 직접 봤기에 그때 감동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그런 느낌을 내 몸으로도 느껴보고 싶다는 게 간곡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강한 의욕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여자 골프의 성과가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다. 올림픽은 (골퍼들에겐) 새로운 의미를 지닌 타이틀이다. 여자 골퍼로서 꼭 이뤄보고 싶은 타이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시즌 계획도 밝혔다. 김세영은 "내일(19일) 미국으로 간다. 마이애미에서 3주간 훈련을 한 뒤에, 시즌 개막전에 참가한다. 올림픽도 있고, 시즌 초가 평년보다 일찍 시작한다"면서 "한국에 있는 동안 좋은 시간을 많이 보냈다. 이젠 연습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순위가 6위이기 때문에 안심하긴 이르다. 첫 대회부터 피치를 올릴 생각이다. 미국에 일찍 가는 이유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도 덧붙였다.

LPGA 통산 10승을 달성했지만 김세영은 이루고 싶은 꿈들이 아직도 많다. 물론 그 중에선 올림픽 금메달뿐 아니라 메이저 대회 우승도 있다. 아직 그는 메이저 우승이 없다. 그는 "성적이 안 나올 때도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품었던 꿈을 밀고 나가려는 마음이 지금까지 나를 오게 했다"면서 "매년 골프하면서 느끼지만 골프는 끝이 없는 도전이다. 항상 처음에 했던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 마음을 유지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에 대해선 아직 정하진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던 건 우승하지 못할 실력이 되면 골프채를 내려놔야겠단 생각은 갖고 있었다. 나이보다 기량으로 고려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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