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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준우승' 대만의 차세대 주자, 수 웨이 링은 누구?

김두용 기자2018.01.29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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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수 웨이 링이 개막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2018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개막전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킨 수 웨이 링(대만)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수 웨이 링은 29일(한국시간) LPGA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며 관심을 끌었다. 그는 대회 2연패를 차지한 린시컴에 2타 뒤진 10언더파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준우승은 본인의 LPGA투어 최고 성적이다. 수 웨이 링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나 솎아내는 등 맹타를 휘둘렀다.

158cm의 단신 수 웨이 링은 대만의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LPGA투어에서 아직 우승 경험이 없지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94년생인 그는 2015년 1부 투어에 데뷔했다. 2014년 시메트라 투어 상금랭킹 6위에 오르며 시드를 얻었다. 시메트라 투어에서 1승을 챙겼다.

지난해 상금랭킹 71위로 시드를 유지했던 수 웨이 링은 올해 개막전에 상쾌한 출발을 알리고 있다. 사실 그는 바하마에 좋은 기억이 많았다. 2015년 루키 시절부터 꾸준히 출전해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전까지 3차례 출전해 컷 탈락 없이 중상위권을 기록했다. 2015년 3언더파 공동 38위에 이어 2016년에는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맹타를 휘두르며 43위를 차지했다. 2017년 바하마 클래식 때는 나흘 내내 언더파를 기록하는 등 13언더파 공동 21위에 올랐다.

지난해 톱10 1번에 그쳤던 수 웨이 링이 개막전에서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LPGA투어 최고 성적이 2015년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 8위에 불과했다. 지난 3년간 투어에서 톱10도 2회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수 웨이 링은 정확한 티샷과 날카로운 퍼트를 앞세워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2017년 평균 퍼트 수가 28.59개로 이 부문 2위에 오를 정도로 퍼트를 잘 하는 선수다. 5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던 그는 첫 홀 보기를 적으며 우승 경쟁에서는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3번 홀 첫 번째 버디를 낚았고, 6~8번 홀 3연속 버디를 솎아내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그리고 11번 홀 버디를 추가하며 9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14번 홀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1m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들어갔다고 생각했던 퍼트가 홀을 돌고 나왔다. 2타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땅을 쳐야 했다. 어려운 홀 16번 홀에서 위기를 맞았다. 그린을 놓치고 칩샷마저 실수를 범해 그린 뒤편 러프로 공을 보냈다. 타수를 잃을 상황에서 환상적인 칩인 파가 그를 살렸다. 10m 거리에서 시도한 칩샷이 홀로 쏙 빨려 들어갔다. 극적인 파 세이브로 10언더파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17번 홀에서 또 다시 짧은 퍼트를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2m 파 퍼트가 홀을 돌고 나오자 수 웨이 링은 어이없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화를 내기보다 미소를 보였다는 점에서 마지막 홀까지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하며 10언더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수 웨이 링은 88%의 페어웨이 안착률을 보일 정도로 강풍 속에서도 정확한 드라이브 샷으로 최고 성적을 내며 돌풍의 주역이 됐다. 수 웨이 링은 "오늘은 나의 날이 아닌 것 같다. 퍼트가 잘 됐지만 짧은 퍼트 3개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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