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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5위 김인경, 캐디에게 고마웠던 이유는?

김두용 기자2017.09.16 오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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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이 15일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4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JTBC골프 김종우]

“연습했던 게 결과로 그대로 나와 보람됐다.”

김인경이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의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했다. 김인경은 15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공동 5위로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김인경은 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새벽같이 드라이빙 레인지로 향했다. 그는 문득 캐디에게 ‘파5 홀에서 남은 거리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었다. 그러자 캐디는 45야드 거리 등에 콘을 놓았고, 김인경의 어프로치 샷 연습을 도왔다. 캐디의 예상은 적중했다. 13번 홀에서 김인경은 집중적으로 연습했던 거리의 어프로치 샷을 남겼고, 네 발 거리에 샷을 붙인 뒤 버디를 솎아냈다. 그는 “원래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는 얘기하지 않는데 솔직히 연습했던 거리여서 자신이 있었다. 캐디의 감을 믿었던 게 적중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 홀 버디가 김인경이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인 김인경은 에비앙 챔피언십의 역대 성적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 6위를 차지했고,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 대회로 격상된 이후 2014년 27위가 가장 좋지 않은 성적표였다. 김인경은 “대회를 열심히 준비했다. 2라운드도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것이고 그만큼의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54홀 축소 변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메이저는 정신적인 소모가 많기 때문에 피로도가 크다. 54홀로 줄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기에는 조금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며 “비가 예보됐는데 그린 스피드 등에 대해 대처를 잘하는 선수들이 유리할 것 같다. 그린이 부드러워 하이브리드로 쳐도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인경은 페어웨이를 2번만 놓칠 정도로 정교한 티샷을 구사했다. 퍼트도 28개로 준수했다. 그는 “샷감이 좋아서 좋은 찬스를 만들었고, 퍼터도 잘 떨어졌다. 특히 후반이 좋았다”고 평했다. 시즌 3승을 수확하고 있는 김인경을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연습해왔다.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기량과 컨디션을 극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국내 대회를 뛰면서 준비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 머물면서 겪었던 특별한 경험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그는 “스페셜 올림픽 선수들과 더 퍼스트 티 코리아의 아이들을 만나는 등 짧았지만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며 “8살 아이에게 ‘살면서 언제가 가장 슬펐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말 못하는 강아지와 헤어지는 날이 가장 슬픈 것 같다’고 말해줬다. 뒤돌아보면 골프는 좋아서 하는 일이라서 슬픈 일은 그렇게 없었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못 만나는 게 가장 슬픈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인경은 메이저 우승의 영광은 이미 마음속에 묻었다.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악몽을 털어내고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정상에 올랐던 김인경은 “돌아보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메이저 우승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점을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아직 끝이 아니라 가야할 길을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과정들이 저한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16일 오후 5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에비앙=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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