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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라운드 홀인원 기운받고 첫 메이저 우승 예약한 김인경

이지연 기자2017.08.06 오전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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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을 했을 때와 같은 의상을 입고 나와 3라운드에서 노보기 플레이를 펼친 김인경.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2일 스코틀랜드 파이프주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



연습 라운드에 나선 김인경은 파3, 7번 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기록했다. 정규 대회는 아니었지만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한 김인경은 날아갈 듯 기뻐했다. 홀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달려가더니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홀에서 볼을 꺼내들고는 하늘을 향해 입맞춤하면서 기쁨을 표현했다.

홀인원의 기운을 받은 김인경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예약했다. 김인경은 6일 열린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를 기록했다. 중간 합계 17언더파로 2위 그룹에 6타 차 단독 선두다.

이번 대회에서 김인경은 놀라운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첫 날 7언더파를 기록해 1타 차 2위로 출발한 김인경은 2라운드에서 4타를 더 줄여 2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는 홀인원 당시 입었던 옷을 입고 나와 경이적인 경기를 펼쳤다.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인경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지만 빗줄기가 오락가락한 날씨 속에서 노련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드라이버를 페어웨이로 보내고 아이언 샷은 그린 중앙을 노리면서 무리하지 않는 플레이를 했다. 그린 위에서는 브레이크를 정확히 읽고 홀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퍼트감을 선보였다.

김인경이 3라운드까지 기록한 17언더파는 지난해 우승자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의 54홀 기록(16언더파)을 1타 줄인 신기록이다. 김인경은 3라운드까지 보기를 단 2개만 범했다. 파 3(2언더파), 파 4(7언더파), 파 5(8언더파) 등 모든 홀에서 고르게 타수를 줄였다.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는 81개의 벙커 중에서도 페어웨이 벙커에 볼을 빠뜨리면 타수를 잃기 쉽다. 김인경은 3번 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레이업을 택하고 3온, 1퍼트(3m)로 막아내는 결코 무리하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조지아 홀(아일랜드)과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이 11언더파 공동 2위 그룹에 올랐지만 김인경과는 타수 차가 크다.

지난 해까지 통산 4승을 거둔 김인경은 올 시즌 숍 라이트 LPGA 클래식과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2007년 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2승을 거뒀다. 투어 데뷔 후 최고의 행복감도 맛보고 있다. 2012년 시즌 첫 메이저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30cm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해 우승컵을 빼앗긴 뒤 지독한 퍼트 입스로 고생했지만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끈을 놓지 않은 덕이다.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홀로 향하던 김인경은 페어웨이 오른 쪽 바닷가에 뜬 무지개를 발견하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무지개를 보세요”라며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 무지개는 늘 그가 찾으려 했던 희망의 상징이다.

김인경은 최종 라운드에서 모리야 쭈타누깐과 동반 경기를 펼친다. 그리고 3라운드까지 보여줬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메이저 생애 첫 우승은 물론 브리티시 여자오픈 최저타 기록(19언더파) 등 각종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JTBC골프에서 대회 최종 라운드를 6일 오후 8시 15분부터 생중계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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