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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인 퍼트에 달린' 박인비의 위대한 발걸음

김두용 기자2017.07.01 오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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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가 1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LPGA 제공]

‘메이저 퀸’ 박인비가 대기록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박인비는 1일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 필즈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첫 날 2오버파로 부진했던 박인비는 중간 합계 2언더파로 올라서며 반등에 성공했다. 첫 날 컷 통과가 불투명했던 그는 25위권으로 뛰어 올랐다.

박인비는 새 퍼터를 들고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첫 날 31개에 이어 이날도 똑 같은 퍼트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이 다르다. 1라운드에서는 그린을 6번 놓쳤고, 2라운드에서는 2번만 놓쳤다. 온그린 수를 고려하면 이날 퍼트는 1라운드보다 한결 좋아졌다. 14번 홀에서 5m 이상 버디를 낚은 게 큰 도움이 됐다. 이후 파3 15번 홀에서 티샷을 핀 50cm 옆에 붙여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분위기를 탄 박인비는 2온이 가능한 마지막 18번 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하며 기분 좋게 라운드를 마쳤다.

전날 밤 내린 많은 비로 이날 올림피아 필즈의 그린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선수들은 핀을 직접 겨냥하는 공략법으로 많은 타수를 줄였다. 박인비도 역시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분위기 전환을 이끌어냈다. 만약 박인비의 장기인 퍼트만 살아난다면 충분히 우승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1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박인비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인연이 가장 깊은 선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역사적인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과 2014년에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2015년에는 김세영을 5타 차로 따돌리고 단일 메이저 대회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서로 다른 골프장에서 대회가 열렸지만 박인비는 ‘컴퓨터 퍼트’를 앞세워 대기록을 세웠다. KPMG 대회 3연패는 박인비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2명만 기록하고 있다.

박인비는 대회 최다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미키 라이트(미국)가 1958, 1960, 1961, 1963년 정상에 올라 최다인 4승을 기록하고 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소렌스탐과 박세리를 제치고 라이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4승 고지를 밟게 된다. 이 대회는 한국 선수 중 박인비와 박세리에게만 우승을 허용하고 있다.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의 선택을 받고 이를 지배하고 있다.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명예의 전당 입회, 리우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업적을 세운 박인비는 또 다른 기록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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