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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우든 명언 가슴에 새긴 유소연, 기선제압

김두용 기자2017.04.13 오후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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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왼쪽)은 13일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맞대결을 펼쳤다. 노보기 플레이를 펼친 유소연은 4언더파로 1오버파의 리디아 고에 판정승을 거뒀다. [롯데 제공]

세계랭킹 1~3위 맞대결에서 유소연(메디힐)의 샷이 가장 뜨거웠다.

세계랭킹 2위 유소연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코올리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엮어내며 4언더파 공동 8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오버파가 2번 밖에 없을 정도로 견고한 샷감을 뽐내고 있는 유소연은 기아 클래식 1라운드 이후 8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미향이 6언더파로 폴라 크리머(미국)와 공동 선두다.

유소연과 리디아 고(뉴질랜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조가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리디아 고가 77주 연속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2위 유소연과 포인트 격차가 0.91점으로 좁혀져 사정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또 3위 쭈타누깐과 리디아 고의 격차도 1.06점으로 줄었다. 올 시즌 꾸준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유소연, 쭈타누깐과는 달리 리디아 고는 주춤한 상황이다.

세계랭킹 1위 목표가 뚜렷한 유소연은 대회 직전 자신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 ‘명언’을 소개했다. 세계적인 농구 명장으로 알려진 고(故) 존 우든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한다. 리더십이 빼어났던 우든은 “용기를 가져라. 그리고 걱정하지 마라. 최선을 다하고 평정을 잃지 않는다면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믿음과 용기가 없다면 반드시 지게 된다”는 명언을 남겼다. 유소연은 “노력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단 자신에 대한 용기와 믿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유소연은 2년6개월 동안 이어졌던 우승 가뭄에도 자신을 믿고 밀고나간 끝에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또 우든은 ‘최고의 노력은 매일 필요하다’는 말도 남겼는데 유소연은 이런 마음가짐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매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우든은 농구 선수와 감독으로 활약하며 대기록을 세운 전설이다. 그는 UCLA 농구팀을 이끌고 88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남자농구)을 남겼다. 또 NCAA 내셔널 챔피언십 1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도 세웠다. 리더십 관련 저서도 다수 썼던 우든은 “네 명성보다는 네 인품에 더 신경을 써라. 네 인품은 네가 진정으로 누군지를 말해주지만, 네 명성은 다른 이들이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나타낼 뿐”이라며 인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유소연은 전반부터 치고 나갔다. 1번과 3번 홀 징검다리 버디로 기선을 제압했다. 반면 리디아 고는 2번 홀 보기로 출발해 6번 홀에서 또 다시 보기를 적었다. 6번 홀까지 유소연은 2언더파, 리디아 고는 2오버파였다. 유소연은 7번 홀에서 3.5m 버디를 성공시켰고, 9번 홀에서도 세컨드 샷을 핀 2m 거리에 잘 붙여 4언더파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유소연은 11번과 12번 홀에서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퍼트가 살짝살짝 빗나갔다. 12번 홀에서 리디아 고는 2.5m 파 퍼트마저 놓쳐 3오버파로 내려갔다. 하지만 폭우로 경기가 50분간 중단된 게 리디아 고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13번 홀까지 마치고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경기가 재개됐다. 리디아 고는 재개된 후 14,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1오버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비온 후 부드러워진 그린과 잔잔해진 바람이 리디아 고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그린 적중률이 61.1%에 그칠 정도로 샷이 날카롭지 못했다.

유소연은 그린을 2번만 놓칠 정도로 샷이 날카로웠지만 퍼트가 30개로 다소 많았다. 마지막 17, 18번 홀에서도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유소연은 모두 2퍼트 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함께 플레이를 했던 쭈타누깐은 3언더파 공동 17위권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유소연은 "전반 9홀은 정말 좋았지만 후반 9홀에서 퍼트가 잘 떨어지지 않았다. 리디아 고, 쭈타누깐은 코스에서도 좋은 선수들이라 이날 즐겁게 플레이를 했다"고 말했다.

장수연과 지은희가 5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아마추어 최혜진도 4언더파로 유소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인비는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3언더파를 기록했다.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은 박인비는 퍼트 27개를 기록했다. 7번 홀에서 성공한 칩인 버디는 이날의 샷으로 뽑힐 만큼 날카로웠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14일 오전 7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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