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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골프 올해의 뉴스]⑤박인비, 최연소 명예의 전당 입회

김두용 기자2016.12.28 오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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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명예의 전당 입회는 박인비 골프 인생의 최대 목표이자 꿈이었다. 명예의 전당 입회를 도운 캐디 브래드 비처(왼쪽)와 남편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프로.

'골프 여제'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명예의 전당 입회로 인생 최대의 꿈을 이뤘다.

박인비는 세계여자골프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27세10개월28일 만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면서 박세리의 최연소 기록을 경신했다.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냈고, 80대 타수를 연이어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상태였지만 불굴의 의지로 10경기를 채워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지난 6월 KPMG 여자 PGA챔피언십 1라운드 후 대망의 명예의 전당 입성이 결정됐다.

LPGA 명예의 전당은 모든 스포츠 중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것으로 꼽힌다. 1950년 LPGA 투어 창립 후 66년 동안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사람은 총 24명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MLB)나 미국프로농구(NBA) 등은 매년 3~4명씩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다. 하지만 여자골프의 경우 2007년 박세리 이후 9년 만에 LPGA 명예의 전당 입회자가 나왔다.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회 기준은 일단 27점을 확보해야 한다. 또 메이저 우승이나 올해의 선수상, 베어 트로피가 포함돼야 한다. 투어에서 10년 동안 선수생활을 해야 한다는 조건도 채워야 한다. 포인트는 일반 대회 1점, 메이저대회는 2점, 올해의 선수상이나 베어트로피가 1점이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은 27점을 확보했지만 투어 10년 선수생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했다.

최연소 명예의 전당 입회까지 박인비의 발자취로 역사 그 자체였다. 일찍이 재능을 드러낸 박인비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무섭게 성장했다. 2002년 US 걸스 주니어 대회를 석권했고, 2003년 US 여자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4강에 올랐다.

2006년 고등학교에 졸업한 뒤 프로 전향을 택했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19세11개월로 대회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골프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박인비는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2009년 상금랭킹은 50위까지 떨어졌다. 흔들렸던 박인비를 잡아준 건 지금의 남편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프로였다. 남기협 프로의 도움으로 다시 자신감을 찾은 박인비는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4년1개월 만에 LPGA 투어 2승째를 챙겼다.

2013년 박인비는 최고의 해를 보냈다. 4월 시즌 첫 메이저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을 석권하며 '호수의 여인'이 됐다. 그리고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 등극에도 성공했다. 이후 노스 텍사스 슛아웃,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아칸소 챔피언십, US여자오픈까지 제패했다. 특히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한 시즌 메이저 3연승에 성공하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해 박인비는 한국 선수 최초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2년 연속으로 상금퀸에 오르기도 했다.


2015년 최저타수상 수상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 점수 마지막 1점을 채운 박인비.

2015년에도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컴퓨터 퍼트’에 롱게임마저 향상된 박인비는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72홀 노보기라는 ‘퍼펙트 우승’을 완성했다. 컨디션이 좋았던 박인비는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3연패에 성공한 뒤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마저 정복했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으로 박인비는 LPGA 통산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골프 영웅’ 박세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박인비가 해냈다. 그리고 3년 동안 무려 메이저 6승을 추가한 ‘메이저 퀸’ 박인비는 박세리의 아시아 최다 메이저 우승(5승) 기록도 넘어섰다.

박인비는 2015년 5승을 수확했고,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을 거머쥐며 LPGA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 27점을 모두 채웠다. 마지막 1점을 채웠던 박인비는 “골프 인생 최종 목표를 이뤄 정말 꿈만 같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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