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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측 "레드베터 발언 대응 가치 없어"

성호준 기자2016.12.11 오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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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피팅업체인 쿨클럽스를 방문한 리디아 고.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내년 시즌을 앞두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10월 캐디를 교체한데 이어 최근엔 스윙 코치인 데이비드 레드베터(미국)와도 결별을 선언했다. 내년엔 새로운 클럽을 들고 나올 예정이다. 새로운 클럽 브랜드인 PXG와 계약하면서 클럽도 송두리째 바꿨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지만 그는 태연하다. 연말 휴가를 보내기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리디아 고를 9일 서울 강남의 한 피팅전문샵에서 만났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중반부터 성적이 떨어졌는데 내년엔 다시 도약할 것”이라며 "새 클럽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선수의 캐디를 스카우트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PGA 투어에서 활약하던 캐디를 영입했다. 성격도 잘 맞고, 능력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골프공도 바꿀 계획이다. 리디아 고는 “아이언으로 치면 A사의 공이 더 멀리 나가고, 드라이버로 치면 B사의 공이 더 멀리 나간다. 조금 더 테스트를 해보고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년간 리디아 고의 코치를 맡았다가 최근 결별한 레드베터는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리디아 고가 부진한 것은 부모의 간섭 탓"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유명 교습가인 레드베터는 “올해 가장 큰 목표였던 리우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좌절된 이후 (리디아 고) 아버지의 관여가 늘어나면서 성적도 나빠졌다”면서 “시즌 막판 '올해의 선수상'을 두고 경쟁 중인 시점에 캐디를 갈아치운 건 이해가 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했다.

레드베터는 또 “리디아 고는 감각은 좋지만 체력이 달려 힘과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공만 치게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나에게 지도를 받은 뒤 2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쳤는데 다음날 아버지에게 배우더니 3, 4라운드 성적이 나빠져 올해의 선수상과 베어트로피를 둘다 놓쳤다”고 주장했다.


레드베터의 쓴소리는 이어졌다. 그는 “헬리콥터 부모처럼 선수가 언제 잘지, 뭘 먹을지, 연습을 얼마나 할지 일일이 관리를 한다. 리디아는 부모 때문에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됐다. 코스에서도 (올바른)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리디아 고가 앞으로 나가려고 해도 (부모가) 뒷걸음치게 한다. 때가 되면 둥지 속의 새를 놔줘서 날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리디아 고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리디아 고 측은 “레드베터의 발언에 대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의 측근은 "후반기 성적이 나빠진 것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력이 달렸기 때문이다. 레드베터가 가르쳤던 변형 스윙을 버리고 정통 스윙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약간의 혼선도 있었다"며 "리디아 고는 부모의 의견을 듣기는 하지만 결정은 자신이 알아서 한다. 내년 성적이 이를 말해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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