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태극낭자 경쟁자' 리디아 고보다 더 무서운 쭈타누깐

김두용 기자2016.08.02 오전 9:16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최근 기세로는 에리야 쭈타누깐(오른쪽)이 리디아 고보다 더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리디아 고(뉴질랜드)보다 무서운 태극낭자의 올림픽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쭈타누깐은 지난 1일 영국 런던 근교의 워번 골프장에서 끝난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최종 16언더파를 기록, 이미림과 모 마틴(미국)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태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메이저 우승은 쭈타누깐이 처음이다. 이 우승으로 쭈타누깐은 세계랭킹 2위까지 도약하며 새로운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기세로는 쭈타누깐이 리우 올림픽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쭈타누깐은 최근 3개 대회에서 17위-준우승-우승으로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5개 대회 연속 톱5를 기록하다 이번 대회에서 1언더파 공동 40위에 그쳐 기세가 한풀 꺾였다. 특히 쭈타누깐은 올림픽과 같은 중압감이 있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안정적인 샷감을 뽐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이버를 빼고도 270야드 장타를 날리는 쭈타누깐은 최근 3개 대회 페어웨이 안착률 76%(시즌 평균 65.48%)를 기록했다. 특히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는 페어웨이 안착률 78.5%로 리디아 고의 66%보다 높았다. 리디아 고가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던 마라톤 클래식에서도 페어웨이 적중률 80%를 기록하는 등 정확도가 돋보였다.

3번 우드이나 2번 아이언으로 구사하는 탄도 낮은 티샷은 링크스인 올림픽 코스의 강풍을 이겨낼 정도로 위협적이다.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티샷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 금메달 후보 1순위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쭈타누간은 3번 우드로도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웬만한 선수들보다 더 멀리 보낸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도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50야드로 241야드를 기록한 리디아 고보다 앞섰다. 미국 언론들은 2번 아이언으로 코스를 공략하는 건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이후 쭈타누깐이 처음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코스는 전장 6500야드로 긴 편이다. 장타자가 기본적으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코스라 바람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따라서 탄도 낮은 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방향과 거리 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쭈타누깐과 달리 리디아 고의 탄도는 높은 편이다. 그래서 리디아 고는 바람이 강한 섬 대회나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아직 우승이 없다. 임경빈 해설위원은 “리디아 고의 샷은 탄도가 높아 바람에 강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쭈타누깐은 퍼트도 잘 한다.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가 1.78개로 11위다. 1.72개의 리디아 고가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는 쭈타누깐의 퍼트가 더 빼어났다. 쭈타누깐은 평균 퍼트 수 29개였고, 리디아 고는 30개였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쭈타누깐처럼 2번 아이언으로 250야드 이상 보내면 골프가 정말 쉬울 것이다. 쭈타누깐은 파워뿐 아니라 그린을 읽는 능력도 빼어나다”고 평가했다.

쭈타누깐의 뒷심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ANA 인스퍼레이션 역전패 이후 예전처럼 무너지는 법이 없다. 올해 54홀 선두로 출발한 최종 라운드가 모두 4번 있었는데 100%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또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는 유형이다. 그는 요코하마 클래식부터 볼빅 챔피언십까지 3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최종일 13번 홀 더블 보기로 흔들렸지만 이내 안정을 찾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환골탈태한 플레이에 컨디션까지 좋은 쭈타누깐은 앞으로 태극낭자의 가장 무서운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