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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박세리 잇는 '연장전의 여왕'으로

원종배 기자2016.06.20 오전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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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어 클래식 연장전 우승으로 시즌 2승, 통산 5승을 올린 김세영.

빨간 바지를 입은 김세영이 또다시 연장 승부 끝에 우승컵을 들었다. 데뷔 후 3번의 연장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김세영은 연장전 6전 전승을 거둔 박세리를 잇는 '연장의 여왕'으로 떠오르게 됐다.

2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그랜드래피즈 블라이더필드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이어 클래식 최종라운드. 1타 차 3위로 출발한 김세영은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우승 경쟁을 했다. 김세영은 이날 17번 홀까지 버디만 4개 잡으며 시간다에 1타 차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마지막 홀 5m 정도의 파 퍼트를 놓치면서 보기를 적어냈다. 먼저 경기를 끝내고 대기하던 시간다와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18번 홀에서 시작된 연장 첫 홀. 두 선수의 티샷은 모두 왼쪽 러프로 빠졌다. 티샷을 3번 우드로 공략했던 시간다가 먼저 쳤다. 시간다의 세컨드 샷은 길어 그린을 한참 지나 다시 러프로 빠졌다.

드라이버로 티샷을 32야드 더 보낸 김세영이 세컨드 샷을 쳤다. 시간다가 그린을 놓쳤기 때문에 그린에만 올리면 연장 승부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124야드를 남긴 상황에서 친 김세영의 샷은 짧은 듯했다. 방향은 정확했으나 첫 바운드가 그린 입구 쪽이었다. 하지만 볼은 계속해서 구르더니 홀 1m 옆에 섰다. 갤러리들이 환호했고 김세영도 만족스러운 결과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시간다는 칩샷이 짧았고, 파 퍼트도 놓쳐 보기를 했다. 2퍼트를 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김세영은 가볍게 버디를 낚아 시즌 2번째 우승을 확정 지었다.

김세영은 지금껏 3번의 연장전 승리를 모두 연장 첫 홀에서 거뒀다. 특히 긴장되는 순간에서 기적 같은 샷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김세영은 LPGA투어 첫 승을 올린 바하마 클래식에선 유선영,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연장전을 치렀다. 유선영과 쭈타누깐이 벙커와 러프를 오가는 사이 김세영은 세컨드 샷을 그린 근처까지 올렸고, 결국 버디를 잡아내 연장 첫 홀 만에 승부를 끝냈다.

지난해 롯데 챔피언십에선 박인비를 상대로 기적 같은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 공동 선두였던 김세영은 칩샷을 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어진 연장 첫 홀에선 150야드를 세컨드 샷을 그대로 홀에 넣는 샷 이글로 단숨에 승부를 끝냈다. 핀을 보고 직접 공략한 볼이 두 번 튀기더니 홀컵에 쏙 빨려 들어갔다. 옆에서 샷을 지켜본 박인비는 "김세영은 기적을 부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LPGA 투어에서 연장전 3승 이상 선수 중 승률 100%는 박세리와 미셸 맥건(미국) 2명뿐이다. 맥건은 4전 4승, 박세리는 연장전 6전 6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김세영은 박세리를 이을 '연장전의 여왕' 반열에 들어섰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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