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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러키 스트라이크, 아칸소 챔피언십 역전 우승

성호준 기자2015.06.29 오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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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그로기 상태에서 러키 펀치가 터졌다. 최나연이 29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에 있는 피나클 골프장(파71)에서 끝난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2언더파 69타, 합계 15언더파로 일본의 미야자토 미카에 2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을 포함 시즌 2승, 통산 9승이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받은 최나연은 역대 열 번째로 LPGA 투어 통산 상금 1000만 달러(약 112억원)를 넘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세리, 박인비에 이어 세 번째다.

13언더파로 2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최나연은 이날 퍼트감이 좋지 않았다. “퍼트 없이 우승 없다는 것을 다시 알 수 있었다”고 했다. 후반 들어서는 샷까지 무뎌졌다. 15번 홀까지 버디 1, 보기 2개로 한 타를 잃었다.

코스는 별로 어렵지 않아서 여러 선수들이 점수를 줄였다. 지난해 우승자인 스테이시 루이스는 4타를 줄여 1등으로 도약했다. 이날 경기감각으로 보면 최나연이 이기기 어려워보였다.

서서히 해가 기울고 경기도 루이스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을 무렵 최나연의 한 방이 나왔다. 파 4인 16번 홀에서 최나연이 약 142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을 꺼냈다. 공은 홀 쪽으로 똑바로 갔다. 최나연은 “8번 아이언은 좋아하는 클럽이어서 자신 있었고 잘 맞아서 버디 찬스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린에서 볼이 없어져 버려서 뒤로 넘어간 줄 알았다. 그런데 ‘이글이글’ 소리가 들려서 설마 설마 했는데, 확인해보니 이글이 맞았다”고 말했다.

러키 스트라이크였다. 최나연은 2타를 줄여 14언더파로 한 타 차 선두가 됐다.
러키 펀치는 연속으로 나왔다. 파 3인 17번 홀 거리는 공교롭게 전 홀 두 번째 샷과 똑같은 거리였다. 행운의 이글을 한 그 8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할 수 있었다.

홀 옆 한 뼘 거리 안에 붙여 버디가 되면서 15언더파가 됐다. 결국 2타 차로 우승했다. 최나연은 “정말로 8번 아이언을 좋아하고 경기 끝나고 몇시간 됐는데 아직도 손에 그 감각이 짜릿하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캐디 경험이 하나도 없는 아일랜드인 셰인 코마(33)에게 가방을 맡겼다. 이전 캐디가 가족 때문에 그만 두면서 골프 선수를 지망하다 포기한 사람을 코치로부터 소개받았다.

최나연은 “이전엔 캐디 의존도가 많았는데 캐디 바꾸고 내 판단으로 경기한 것이 우승 원동력”이라고 공식 인터뷰에서 말했다. 비공식 인터뷰에서는 “(경험 없는) 캐디 때문에 고생도 엄청 했다”고 말했다.

스테이시 루이스는 지난 3월 JTBC 파운더스컵에서 김효주에게 우승을 빼앗기는 등 한국 선수들 때문에 고생했다. 제 2의 고향이자 지난해 우승한 이번 대회에도 경기 막판 선두로 나섰다가 최나연의 러키 펀치에 뒤집혔다. 루이스는 마지막 홀에서 무리하다가 보기를 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

5타를 줄인 아자하라 무뇨스가 루이스, 안나 노르드크피스트와 함께 12언더파 공동 3위다. 11언더파 공동 6위에는 8타를 줄인 리디아 고와 3타를 줄인 호주 교포 이민지, 폴라 크리머가 포함됐다. 양희영은 10언더파 공동 9위, 곽민서는 9언더파 공동 13위, 김세영은 6타를 줄여 8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허미정도 8언더파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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