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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예선 탈락 두려움에 집중 힘들었다"

서창우 기자2015.05.08 오전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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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은 투어 첫 우승을 위해 휴식도 반납한 채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진통제, 소염제를 하루에 2~3알 먹지 않고는 생활이 힘들었다. 일상 생활도 힘든데 골프를 과연 칠 수 있을까는 생각과 함께 수술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2008년에 미국 무대에 뛰어든 박희영은 지난해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시즌 초에 진단 받은 왼손목 건막염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부상과 사투를 벌인 끝에 그는 29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2번에 그치며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박희영은 좌절하지 않았다. 비시즌동안 재활에 매달리며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박희영은 "12월 한 달간 하루에 6시간씩 재활 운동을 했다. 손에 좋다는 운동은 다 했다. 또 전체적으로 허리, 다리 운동도 하면서 밸런스를 가다듬었다"고 했다. 덕분에 손목 상태도 90% 정도까지 호전됐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성적은 생각만큼 따라오지 않았다. 최근 5개 대회에서 37위-컷 탈락-컷 탈락-48위-45위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기록한 공동 11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박희영은 "예선 탈락을 연속으로 한 게 거의 신인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예선 탈락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었는데 불안감이 생기자 경기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박희영은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캐디 교체를 꼽았다. 그는 "지난 5년간 함께 했던 캐디가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결별했다. 이후 스캇이라는 캐디와 함께 했는데 서로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서로를 알아가면서 적응하고 있다. 좋은 캐디인 것 같다"며 웃었다. 스캇은 LPGA 투어에서 렉시 톰슨과 리디아 고의 캐디백을 잠시 멨다고 한다. 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의 캐디로 약 7~8년간 활동했다고 한다.

부진을 거듭했던 박희영은 4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노스 텍사스 슛아웃 프리젠티드 바이 JTBC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공동 2위에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박희영은 "2주 전 새 쇼트 게임 코치를 만나면서 쇼트 게임과 퍼트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특히 퍼트가 좋아졌다. 예전에는 홀에 정확하게 떨어뜨리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스피드 퍼트'를 연습하면서 홀을 지나치는 스트로크를 구사하면서 덕을 봤다"고 했다. 또 샤프트를 교체하면서 그린 적중률도 시즌 평균인 67%보다 10% 향상됐다.

약 2년 만에 우승을 꿈꾸는 박희영은 올해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브리티시 여자오픈과 하나·외환 챔피언십을 꼽았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처럼 역사가 깊은 곳에서 우승하는 게 평생 소원이다. 또 스폰서 대회인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면 두 배로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영은 15일 열리는 킹스밀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JTBC에 출전한다. 박희영은 "남은 휴식 시간 동안 낚시와 수영을 할 생각이다. 몸과 마음을 충분히 추스린 뒤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창우 기자 seo.ch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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