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2부서 6년 버텼던 곽민서 "우승 생각 항상 한다"

김두용 기자2015.04.26 오후 3:49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곽민서는 지난해 2부 투어에서 2승을 차지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승을 하는 법을 깨쳤다고 한다.

‘가시연꽃’ 곽민서는 6년간 2부 투어에서 인내하며 LPGA 투어 입성을 꿈꿨다. 지난해 마침내 ‘꿈의 그린’에 섰고, 이제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곽민서는 2008년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친구들이 국내 투어를 택할 때 곽민서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기약 없는 선택이었지만 곽민서는 꿋꿋이 밀고 나갔다. 당시만 해도 국내 투어를 거쳤다가 미국 무대를 노크하는 게 정석이었는데 곽민서는 우회적인 길보다 직선 거리를 택했다. 어느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던 길을 갔던 희귀종이었다. 그래서 곽민서는 멸종위기의 가시연꽃과 닮았고, 그렇게 LPGA Q스쿨의 문을 열지 못하면 또 다시 1년을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개화시기를 놓치면 수 년, 수 십년을 보내야 하는 가시연꽃과 다를 바 없었다.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던 곽민서는 20번째 LPGA 투어 경기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레이크머세드골프장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선두를 바짝 추격했다. 샷 이글을 포함해 버디 5개, 보기 4개를 묶은 곽민서는 중간합계 8언더파로 9언더파의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1타 차로 추격했다.

곽민서는 올해 7번째 대회를 치르고 있다. 앞선 6개 대회에서 3차례 컷 탈락을 기록하는 등 1부 투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고 성적은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때의 공동 41위. 60대 타수를 적은 것도 롯데 챔피언십 2라운드의 68타가 유일했다. 하지만 곽민서는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는 고감도 샷감으로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눈물 젖은 빵을 먹고 버텼던 곽민서는 1부 투어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항상 그리고 있었다. 그는 “우승 생각은 항상 한다”며 설렘을 표현했다. 우승 세리머니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는 그는 “그냥 최종 라운드도 오늘처럼 즐겁게 즐기며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우승 경쟁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그는 “2부 투어에서 우승을 하는 법을 배웠다. 1부에서도 했던 대로 하면 우승도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곽민서는 지난해 2부 시메트라 투어에서 2승을 차지했고, 상금순위 2위를 획득하며 LPGA 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곽민서는 9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그대로 집어넣으며 상승세를 탔다. 8번 홀 버디, 9번 홀 샷 이글, 10번 홀 버디로 3개 홀에서 4타나 줄이며 선두 경쟁에 뛰어 들었다. 그는 “88야드가 남았는데 52도 웨지로 쳤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리고 뒤에서 바람이 불었는데 한 번 튕기더니 홀컵으로 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홀인원은 아직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곽민서는 “샷 이글은 몇 차례 했는데 할 때마다 신기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원동력은 퍼트에 있다. 곽민서는 지난 롯데 챔피언십에서 퍼트에 고전하며 공동 63위에 머물렀다. 시즌 평균 퍼트 수가 30.72개로 많다. 하지만 스윙잉 스커츠에서는 27개-29개-25개의 퍼트 수를 기록하고 있다. 퍼트 수가 27개로 시즌 평균보다 4개 가까이 적게 하고 있다. 곽민서는 “지난주 쇼트 퍼트를 많이 놓치고 난 뒤 캐디와 함께 퍼트 연습을 엄청나게 했다.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처럼 어려운 레이크머세드 골프장에서도 전혀 두려움이 없다. 그는 “선수들이 어렵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거리가 많이 않기 때문에 좁은 페어웨이와 딱딱한 그린의 코스에서 스코어를 더 잘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강풍도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지난 하와이 대회의 바람에 비하면 그렇게 강하지 않아 괜찮다. 최대한 그린 중앙으로 보내려고 노력했다." 곽민서는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 241.75야드를 기록하고 있고, 드라이버 정확도는 80.08%로 높은 편이다.

곽민서는 대회 첫 티샷을 할 때 아직까지 떨림을 안고 시작한다.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없는 곽민서는 “지금은 아무 생각도 없다”라고 고백했다. 최종 라운드가 시작되면 기분 좋은 설렘과 떨림을 안고 티박스에 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항상 꿈 속에서 그려왔던 우승 장면이 이제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JTBC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오전 7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