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기적+열광+전율로 뒤덮인 롯데 챔피언십

서창우 기자2015.04.20 오전 7:07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김세영이 18번 홀 칩샷을 성공한 뒤 캐디 폴 푸스크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역전의 여왕’ 김세영이 골프계 역사상 길이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동반자 박인비, 김인경과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는 우승 경쟁을 펼친 그는 마지막 홀과 연장전에서 칩인 파-샷 이글을 낚으며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김세영이 연출한 ‘각본 없는 드라마’ 롯데 챔피언십을 숫자로 정리해봤다.

1: 김세영이 미국 무대에서 2승을 수확하며 시즌 첫 다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1위(85점), 신인왕 점수 150점을 획득해 1위(626점), 27만 달러의 상금을 보태 상금랭킹 1위(69만9735달러)에 올랐다.

2: ‘역전의 여왕’ 김세영은 LPGA 투어에서 거둔 2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국내 투어에서 거둔 5승을 합해 모두 7승이 역전승이다. 또 김세영은 공교롭게도 ‘긴 빨간 바지’를 입고 나온 2개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4: 탈진했던 김효주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 대회전까지 6주간 강행군을 펼쳤던 김효주는 12일 국내 투어에서 체력 저하를 호소하며 기권했다. 영양제 링거를 맞고 바로 다음 날 하와이로 건너온 김효주에게 우려의 시선이 쏠렸다. 그러나 김효주는 최종합계 7언더파로 당당히 톱5에 들며 ‘국보급 소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6: 6명의 한국 자매가 톱10에 진입했다. 우승자 김세영, 2위 박인비, 3위 김인경을 포함해 공동 4위 김효주, 최운정, 7위 신지은이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하며 태극기 물결로 가득 채웠다.

16: 18세의 아마추어 골퍼 이소영이 최종합계 1언더파 공동 16위에 올랐다. 스폰서 초청 선수로 출전한 이소영은 대회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286야드의 대포와 함께 톱10 경쟁을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또 한 명의 아마추어 골퍼인 최혜진은 5오버파로 컷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17: 최종 라운드 17번 홀. 이 홀에서 김인경은 경쟁자 김세영, 박인비보다 두 번째 샷을 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붙였다. 그러나 김인경은 5m 버디 기회를 놓치며 3퍼트로 보기를 범했다. 반면 김세영은 3m 내리막 퍼트를, 박인비는 5m 퍼트를 집어넣으며 파 세이브를 했다. 1타를 잃은 김인경은 우승 경쟁에서 이탈하면서 우승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18: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극적인 칩샷이 빛났다. 박인비가 어려운 20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홀 바로 앞에 붙였다. 반면 김세영은 티샷을 물에 빠트린 후 어렵게 공을 그린 주변에 올려놨다. 반드시 칩샷을 넣어야 연장 승부가 가능했다. 김세영은 거짓말처럼 칩샷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69: 최종 라운드에서 하와이의 강풍이 가장 강하게 몰아쳤다. 선수들의 샷은 바람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고 단 4명의 선수만이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주인공은 김효주, 산드라 갈, 펑샨샨, 우에하라 아야코로 이들 모두 69타를 쳤다.

154: 김세영과 박인비의 1차 연장전. 핀에서 두 번째 샷을 앞두고 약 154야드를 남겨뒀던 김세영은 8번 아이언을 잡고 거침없이 핀을 공략했다. 높게 솟구친 공은 워터 해저드를 살짝 넘어 턱에 맞았다. 턱을 맞고 앞쪽으로 튄 공은 두 번 정도 크게 튀더니 이내 홀컵으로 쏙 들어 갔다.

서창우 기자 seo.changwoo@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