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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드라마로 끝난 첫 메이저

서창우 기자2015.04.07 오전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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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전통에 따라 포피의 연못에 뛰어 들고 있는 캐디, 약혼자, 브리타니 린시컴, 린시컴의 아버지.(왼쪽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표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이 ‘호수의 여인’으로 등극했다. 시즌 첫 메이저 ANA 인스피레이션에서다. 린시컴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 우승자가 됐다. 또 린시컴의 극적인 이글 등 메이저 대회답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다이내믹한 경기 내용이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리기 충분했다. ANA 인스피레이션을 숫자로 정리해봤다.

1: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미국의 브리타니 린시컴이 3차 연장 접전 끝에 ‘철녀’ 스테이시 루이스를 꺾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시즌 첫 승을 올린 린시컴은 2011년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정상에 오르는 짜릿함을 맛봤다.

2: 한국 선수 2명이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김세영, 이미향이다. 루이스와 동반 라운드를 펼치며 우승 경쟁을 벌였던 김세영이 공동 4위, 시즌 두 번째 톱10 진입에 성공한 이미향이 공동 8위에 올랐다.

3: 김세영은 최종 라운드 진입 전 2위 루이스에 3타 앞서 있어 우승에 청신호를 켜는 듯 했다. ‘수비골프’만 잘 해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그러나 선두라는 압박감과 메이저의 중압감을 떨쳐내지 못했고, 강풍에 샷까지 흔들리며 끝내 역전을 헌납하고 말았다.

4: 루이스는 올 시즌 4차례 우승 경쟁을 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위 3번(혼다 LPGA 타일랜드, JTBC 파운더스컵, ANA 인스피레이션), 3위 1번(HSBC 위민스 챔피언스)을 기록했다. ‘철녀’라 불리며 강인함의 상징이었던 루이스는 대회 직후 눈물이 고인 채로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14: 최종 라운드 14번 홀(파3). 전 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아낸 김세영은 보기를 적은 루이스와 동타를 이뤘다. 그러나 이때 ‘대형사고’가 터졌다. 티샷이 짧아 그린 입구에 볼을 올린 김세영은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쳐 4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18: 우승자 린시컴은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극적인 이글을 잡아냈다. 린시컴은 핀에서 188야드 남은 지점에서 5번 아이언을 선택해 2온에 성공했다. 여기에 운도 따랐다. 경사를 탄 공은 홀에서 2m 거리까지 가까이 붙었고 린시컴은 침착하게 이글을 낚았다. 선두를 달리던 루이스와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었던 기적같은 순간이었다.

29: ‘기록 제조기’ 리디아 고가 대회 1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쳐 29라운드 연속 언더파 타이 기록을 세우며 2004년 안니카 소렌소탐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다음날 1오버파를 작성해 신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65: 김세영과 미국의 제리나 필러가 기록한 대회 최저타. 김세영은 2라운드, 필러는 최종 라운드에서 대회 최저타를 기록했고, 각 공동 4위와 공동 20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67: 이 대회 최연소 출전자 16세 아마추어 골퍼 해일리 무어가 최종합계 6오버파 공동 67위에 올랐다. ANA 인스피레이션 주니어 챌린지 우승으로 티켓을 따낸 무어는 1라운드에서 ‘유럽의 골프신동’ 찰리 헐과 팽팽히 맞서며 한때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83: 박세리가 중간합계 4오버파로 공동 83위에 머물며 1타 차로 컷 탈락했다. US여자오픈, 브리티시 여자오픈, LPGA 챔피언십을 거머쥐었던 박세리는 이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서창우 기자 seo.ch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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