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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같던, 호랑이 같던 전인지의 첫 미국 라운드 -5

성호준 기자2015.03.20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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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마지막 홀 약 2.5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할 때 사슴 눈망울 같던 전인지의 눈빛이 호랑이처럼 날카롭게 빛났다. 반드시 집어넣겠다는 의지가 번뜩였다. 전인지는 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후 다시 사슴처럼, 애칭인 아기 코끼리 덤보처럼 해맑게 웃었다.

초청선수로 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 출전한 전인지는 1라운드에서 5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좋은 성적이다. 미국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에 처음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훨씬 더 뛰어난 성격이다.

전인지는 “사실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것인지 몰랐다”면서 “첫 미국 라운드를 좋은 성적으로 마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사막에 내린 흔치 않은 비 때문에 경기가 4시간이 지연됐다.

전인지는 “새벽 4시에 일어났는데 투어 측에서 경기 지연을 빨리 알려줘 호텔에 가서 더 쉬고 와서 크게 피곤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또 “서희경 언니 등 다른 언니들이 도와 줘서 이방인 같은 느낌은 없다. 선후배들이 미국 빨리 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인지는 “내가 내린 결정(올해 한국 투어에 머문 결정)에 후회는 없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목표를 향해 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투어에 나와 보니날씨 지연된 것을 빨리 알려주는 등 선수들에게 잘 해주고 그린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다 좋으며 올림픽 출전하기 위한 세계랭킹을 따는 데는 국내에 머무는 것이 불리하다”고 했다.

전인지의 경기는 매우 단단했다. 페어웨이를 3번, 그린을 3번 놓쳤다. 버디가 6개, 보기가 1가 나왔다. 전인지는 “오늘 노보기를 목표로 경기했는데 16번째 홀인 7번홀에서 3퍼트를 하는 바람에 보기를 했다. 그러나 골프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 경기했다. 마지막 홀에서는 세컨드샷이 151m가 남았었는데 긴 것 보다는 짧게 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6번 아이언으로 친 게 잘 됐고 버디를 잡아 기분 좋게 끝냈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또 “(우승) 욕심 안내고 좋은 경험을 한다고 생각하겠다. 미국에서 LPGA 투어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 자체로 자신감을 더 올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부터 3개 대회 연속 LPGA 투어에 나간다. 그는 “음식 별로 안 가려서 별 걱정 없고 또 한국 음식을 챙겨 오기도 했다. 요리도 잘 한다”고 말했다.

레시피를 보고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자신이 한 요리 중에는 닭도리탕이 가장 잘 만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함께 다니고 있는 매니저가 닭을 안 먹어서 여기서는 해먹을 수 없다.

전인지는 지난 겨울 용품 후원사인 핑의 여성용 클럽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 바비인형처럼 나왔다. 전인지는 “스무시간이 넘게 촬영했다. 사진은 마음에 드는데 사진 속 인형은 모습이 내가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피닉스=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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