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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역전 우승 비결은 빨간바지"

서창우 기자2015.02.09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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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첫 우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한 김세영은 "지난주 컷탈락해서 정말 화가 났다. 그래서 이번 주를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은 미국 무대에서도 유효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든 루키 김세영(미래에셋)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데뷔 첫 우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김세영은 국내 투어 5승 모두 역전승으로 거둔 역전의 명수답게 이날도 거침없는 플레이로 상대를 제압했다. 최종 라운드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280야드의 장타로 무장한 김세영은 “소극적으로 플레이 했을 때 오히려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래서 이날도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쳤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바로 다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기쁨은 배가 됐다. 다음은 김세영과의 일문일답.

▲ 우승을 축하한다. 기분이 어떤가?
"한국에서 축하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기분이 좋다"

▲ LPGA 투어 데뷔 두 경기 만에 우승이다.
"많은 준비를 했지만 생각보다 미국 무대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찍 우승을 차지하게 돼 기분이 좋다"

▲ 영어로 우승 소감을 유쾌하게 말했다. 혹시 준비를 했나?
"전혀 아니다. 그러나 이날 1번 홀부터 만약 우승을 하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웃음)"

▲국내 투어에서 거둔 5승 모두 역전 우승으로 거머쥐면서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이번에도 역전 우승이다. 비결이 따로 있나?
"빨간 바지를 입으면 된다.(웃음) 오늘은 전반전으로 샷감이 좋았다. 특히 퍼트감이 좋아 우승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전은 항상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온다. 그래서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게 주효했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컨트롤 방법이 있나?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했던 게 도움이 됐다. 방어적으로 경기를 펼쳤을 때는 주로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

▲16번 홀 덤불샷 파세이브가 우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세컨드 샷이 러프에 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공이 그렇게 많이 넘어갔을 것이라 생각 못 했다. 공을 어떻게 쳐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캐디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캐디가 ‘핀을 보지 말고 하늘을 보고 치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래서 웨지 56도로 클럽을 최대한 열어서 공략했다. 또 연습 스윙을 15번 정도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연장전에서 또 하나의 좋은 샷이 나왔다. 2온에 성공하면서 승기를 잡았는데.
"이 홀에서 사흘 내내 버디를 잡아내 자신이 있었다. 운영만 잘하면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 홀은 핀 뒤에 공간이 넓다는 점을 고려해 핀 뒤를 보고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연장전에서 경쟁을 벌였던 유선영, 아리야 주타누가른이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의식을 하지 않았나?
"둘 모두 컨디션이 너무 좋아보였다. 그래서 오히려 상대를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만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언제 우승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나?
"최종 라운드 1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을 때부터 감이 왔다. 이후 18번 홀 연장에 진입 했을 때 왠지 모르게 자신이 있었다"

▲LPGA 투어 개막전 컷 탈락에 비해 극과 극의 결과다. 첫 대회 컷 탈락이 영향을 미쳤나?
"당연하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첫 대회에서도 감은 좋았다. 그러나 준비를 많이 하다 보니 미국 무대를 조금 쉽게 생각했다. 절박함이 없었던 것 같다. 개막전 이후 마음을 비우고 바하마 클래식에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번 대회가 본인과 무엇이 잘 맞았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골프장의 벤트그라스 잔디가 좋았다. 또 국내에서는 어프로치 샷을 포함해 쇼트 게임이 부족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잘 됐다"

▲올해 목표치에 어느 정도 도달했나?
"100% 중 10%만 채웠다. 목표치인 세계랭킹 1위에는 한참 모자라다. 세부적인 목표가 있다면 올 시즌 안에 2승을 더 추가하고 싶다"

▲많은 골프팬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대회까지 걱정과 우려를 많이 끼쳐드렸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잘하겠다. 앞으로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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