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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될 때까지' 7년 무승에 도전 독종 최운정①

이지연기자 기자2015.02.03 오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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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즐기는 노력파라고 말하는 최운정. 그는 올 시즌 첫 우승의 꿈에 부풀어 있다. [고성진 프리랜서]

지난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최운정은 해마다 성장했다. 첫 해인 2009년 상금랭킹 86위에 올랐고, 2010년 70위, 2011년 35위를 했다. 2012년 20위, 2013년 17위에 이어 지난해에는 10위에 올랐다. 우승만 못했을 뿐이다. 투어 7년차가 된 최운정은 올 시즌 7년간 미뤄온 첫 우승을 조준하고 있다. 즐기는 노력파인 최운정의 골프 인생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즐기는 노력파
“공을 맞히기만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쉽게 안 되는 거예요. 안 되는 것에 자극이 돼 골프를 하겠다고 했어요.”

최운정은 초등학교 5학년 때인 2001년 3월 골프를 시작했다. 어머니를 따라 골프 연습장을 드나들다가 클럽을 잡았다. 박세리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성공 신화 뒤 한창 골프 붐이 불던 때였다.

그의 성장은 그리 빠르지 않았다. 2006년 국가대표 상비군이 됐지만 워낙 아마추어 시절부터 날고 기던 선수들이 많았다. 경찰관인 아버지의 월급으로 골프를 하면서 레슨을 풍족하게 받지 못했고, 서울에서 살고 있어 연습 환경도 좋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의 발전은 더뎠다.

그러나 2007년 7월 미국으로 3개월의 단기 훈련을 떠나면서 골프 인생이 달라졌다. LPGA 2부인 퓨처스 투어 퀄리파잉(Q) 스쿨을 3위로 통과한 뒤 아예 미국에 눌러 앉았다. 2008년 2부 투어에서 활동했고 그해 말 1부 투어 Q스쿨을 21위로 통과했다.

LPGA 투어의 벽은 높았다. 첫 해였던 2009년에는 첫 4개 대회를 연속 탈락하는 등 하위권을 맴돌았다. 상금랭킹 86위로 아슬아슬하게 시드를 유지했다. 2010년 상금랭킹은 70위. 최운정은 40명에 가까운 한국 선수 중 존재감이 거의 없는 선수였다.

그러나 최운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노력하고 인내심이 강한 선수다. 최운정은 안 되면 될 때까지 했다. “저는 다른 선수들보다 감각이 좋다거나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재능은 정말 ‘제로’라고 스스로도 생각해요. 하지만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하잖아요. 저는 철저한 노력형이에요. 끈기 하나는 있는 편이에요.”

‘노력파’ 최운정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습벌레다.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한 연습을 좋아한다. 실현 가능한 목표보다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더 즐긴다. 최운정은 얼마 전 트레이너와 함께 점프해 천장 닿기 미션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닿지 않았지만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고, 허리에 무거운 밴드를 달고 점프 연습을 하면서 3일 만에 해냈다. “매일 3시간씩 그 점프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어요. 한 가지에 매달리면 될 때까지 그것만 생각하고, 몰두하다보면 안 되는 게 없더라고요(웃음).”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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