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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오칼라 혈투 리디아 고 제압

성호준기자 기자2015.02.01 오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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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최나연이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오칼라 골프장에서 끝난 LPGA 투어 코츠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4언더파, 합계 16언더파다. 리디아 고와 장하나, 제시카 코다가 15언더파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최나연은 2012년 최종전 CME 타이틀홀더스 이후 딱 50경기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초반 리디아 고의 페이스였다.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4타 차 선두를 질주했다. 리디아 고의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경기력을 보면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되는 분위기였다. 최나연은 장하나와 2위 싸움을 해야 할 수도 있었는데 최나연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최나연은 3~5번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쫓아갔다. 7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리디아 고를 따라잡았다. 리디아 고가 8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최나연이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최나연은 그러나 9번홀에서 보기를 해 다시 공동선두로 내려왔고, 난전이 됐다.

12번 홀에서 다시 균형이 깨졌다. 이 홀은 왼쪽으로 돌아가는 파 5홀로 오거스타 내셔널의
아멘코너 마지막 홀인 13번홀을 본따 만든 홀이다. 개울을 앞에 두고 3번째 샷 핀에 붙이기 경쟁이 됐는데 최나연이 가장 가깝게 붙이고 혼자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13번홀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7번홀을 본뜬 홀이다. 악명 높은 로드홀 벙커가 그린 앞에 있는데 리디아 고가 빠졌다. 리디아 고는 자신의 키 정도 되는 깊은 벙커에서 잘 빠져나왔고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그래도 흐름은 최나연이었다. 15번홀도 유명 골프장 홀을 이미테이션한 홀이다. 매우 어려운 발투스롤 골프장의 4번홀이다. 물 바로 앞에 그린이 있는데 핀은 오른쪽 가장 구석에 꽂혔다. 최나연은 자신감이 넘쳤고 핀을 보고 대담하게 질렀다. 핀 두 발자국 정도의 거리에 공이 멈췄다. 리디아 고의 티샷은 핀에서 20m쯤 되는 곳에 떨어졌다. 최나연이 버디, 리디아 고가 잘 하면 파였다. 2타 혹은 3타차로 벌어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리디아 고의 버디 퍼트가 홀에 쏙 들어가 버렸다. 리디아 고도 놀란 표정이었다. 최나연이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일본 선수들이 벙커샷, 칩샷등을 마구 집어 넣을 때 최나연이 보여주던 표정이었다. 최나연의 두 발자국 내리막 버디 퍼트는 왼쪽으로 스치고 지나갔다. 한 발자국 정도 거리를 남긴 파퍼트를 앞두고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역시 넣지 못했다. 뒤집혔다. 리디아 고가 다시 한 타 차 단독선두가 됐다.

코너에 몰린 최나연은 16번홀 티샷을 치고 고개를 숙였다. 공은 왼쪽으로 갔다. 그걸로 승부가 끝날지도 몰랐는데 다행히 공이 OB가 되지 않았다. 깊은 러프에서 최나연은 3온에 1퍼트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17번홀 리디아 고의 티샷이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최나연의 공은 오른쪽 러프로 갔다. 최나연은 그린 근처에 보냈다. 이 때 결코 흔들릴 것 같지 않던 리디아 고가 흔들렸다. 페어웨이 벙커에서의 두 번째 샷이 나무에 맞고 숲으로 들어갔다. 다음 샷을 페어웨이로 빼낸 후 웨지로 친 샷은 그린에서 흘러내려왔다. 5번만에 그린에 올라갔지만 핀과 거리가 꽤 됐다. 더블보기 퍼트는 짧은 듯 싶었는데 홀에 간신히 떨어졌다.

최나연은 파 퍼트를 넣었다. 스파이크 마크가 볼과 라인 사이에 있었지만 그냥 믿고 친 것이 들어갔다고 했다. 다시 뒤집혔다. 최나연이 16언더파, 리디아 고가 15언더파였다.

파 5인 마지막 홀 리디아 고는 역전을 노리고 2온을 향해 힘을 다해 두 번째 샷을 했다. 공은 그린 왼쪽 러프로 갔고 여기서 친 샷은 그린을 넘어 벙커에 빠졌다. 리디아 고는 파에는 성공했지만 한 타가 부족했다.

최나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주 긴장했다. 아주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렸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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