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는 호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적 정서가 짙게 배어 있다. 그는 "외할머니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릴 적 외할머니 손에 자랐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짐비오닷컴 캡쳐]
아마추어 시절, 이민지에게는 ‘제2의 리디아 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민지는 3년 연속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지켰던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항상 최고 자리를 내주곤 했다. 그는 J골프와 인터뷰에서 “리디아는 한 살이 어리지만 좋은 라이벌이자 친구다. 나보다 먼저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했고, 프로도 1년 빨리됐다. 그러나 전혀 부러운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세운 목표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제2의 리디아 고'가 아닌 마이웨이를 선언한 셈이다.
이민지도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매해 우승을 기록했다. 이민지는 2011년 한다 주니어 마스터스, 2012년 US여자주니어오픈, 2013-2014년 호주여자아마추어 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2월에는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투어 빅토리안 오픈에서 대회 최초 아마추어골퍼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26주 연속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지켜 최고 아마추어 골퍼에게 수여되는 매코맥 메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이민지는 세계 경쟁력을 보여줬다. 프로로 전향하고 치른 두 번째 대회인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쳤다. 8언더파는 코스레코드(2012년 1라운드 수잔 페테르센)에 1타 모자란 기록이다. 또 최연소 선수로 출전한 국가 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는 카리 웹(호주)과 짝을 이뤄 한국의 김인경-최나연 조를 물리치기도 했다.
이민지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LPGA 투어 통산 41승에 빛나는 웹도 인정했다. 웹은 “나는 저 나이 때 저렇게 하지 못했다. 앞으로 골프팬들은 이민지가 펼치는 멋진 플레이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달 LPGA Q스쿨에서 공동 수석으로 합격한 이민지는 남다른 ‘골프 DNA’를 가지고 있다. 어머니 이성민씨는 티칭프로, 아버지 이수민씨는 클럽(포트 케네디베이) 챔피언 출신이다. 남동생도 골프를 한다. 이민지는 “10살 때 어머니에게 골프를 배웠다. 어릴 적 어머니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지금은 가끔 잔소리로 들리기도 한다”고 웃어보였다.
이민지는 긍정적인 성격이 장점이다. 그는 “원래 잘 웃고, 웃는 것을 좋아한다. 화를 낸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다. 웃음으로 게임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뚜렷한 기술적 단점이 없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민지는 “동계 훈련 기간 동안 퍼트와 피치 샷을 가다듬고 싶다”고 말했다.
좁은 아마추어 무대를 박차고 나온 이민지의 올 시즌 목표는 신인왕이다. 그는 “당연히 신인왕을 차지하고 싶다. 하지만 올해 투어 무대에 등장하는 신인들이 모두 막강하다. 무조건 열심히 할 생각이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민지는 LPGA 투어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부터 출격할 예정이다.
▲ 이민지 프로필
생년월일 1996년 5월 27일
국적 호주
신장 167cm
골프 입문 2006년
프로 전향 2014년 9월
소속 하나금융그룹
취미 네일아트
좋아하는 음식 보쌈
보물 1호 봉다리(강아지)
주요 경력 2014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
2014 호주 투어 빅토리안 오픈 우승
2014 인터내셔널 크라운 최연소 출전
서창우 인턴 기자 real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