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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미림 "내년 목표는 메이저 우승"

김두용 기자2014.12.11 오전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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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LPGA 투어 2승을 챙겼던 이미림은 2015년 목표를 메이저 우승으로 정했다. [박준석 사진기자]


이미림(우리투자증권)은 올해 반달눈 미소를 짓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첫 해부터 골프가 잘 풀렸고,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메인 스폰서와의 재계약 선물도 챙긴 이미림은 누구보다도 행복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이 끝난 직후 이미림을 만났다. 그의 입 꼬리는 더 올라갔고, 반달 모양의 눈은 더욱 또렷했다. 그는 “골프를 더 좋아하고 즐기게 된 게 올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이미림의 말처럼 2014년은 즐거운 해였다. LPGA 투어의 루키 이미림은 2승을 챙기며 단번에 한국여자골프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 주목을 끌었다.

이미림은 올해 LPGA 투어 24개 대회에 출전해 93만3849 달러를 벌었다. 상금랭킹 14위다. 우승 2차례를 포함해 톱10에 4번 들었다. 70.859타로 평균 타수 부문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루키답지 않은 안정감을 뽐냈다. 미국무대 연착륙에 성공한 그는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첫 시즌을 잘 마무리했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올해를 돌아봤다. 2번 우승을 한 그는 2014 시즌 점수를 90점으로 매겼다. “나머지 10점은 내년에 잘 해서 100점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목표를 묻자 지난해 청운의 꿈을 안고 LPGA 투어 Q스쿨에 도전했던 때처럼 이미림의 눈이 다시 반짝 반짝 빛났다. 2015년 목표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그는 “LPGA 투어 우승도 했는데 내년에는 메이저 대회 우승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사실 올해 메이저 대회 성적표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4개 메이저에 출전해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의 공동 6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내년 가장 기대되는 대회는 올해 출전하지 못했던 US여자오픈이다. 이미림은 “올해 US여자오픈은 출전 자격이 없었다. 내년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고, 그때 아버지도 오기로 돼있어 꼭 우승하고 싶다”라고 털어놓았다. 골퍼 이미림에게 아버지는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이라 우승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 이미림은 올해 아버지가 아닌 언니와 함께 투어 생활을 했다.

172cm의 빼어난 신체 조건으로 장타를 때리는 이미림은 261.7야드의 평균 드라이브 샷으로 이 부문 8위에 올랐다. 그는 호쾌한 장타를 바탕으로 지난 3월 JTBC 파운더스컵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라이버 정확도가 67%로 떨어지는 편이다. 그는 “거리가 멀리 나지만 티샷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보완을 다짐했다. 그린 적중률 72% 17위,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48개 12위 등으로 쇼트 게임 능력이 나쁘진 않았지만 톱은 아니었다. 그는 “쇼트 게임은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톱플레이어가 되려면 쇼트 게임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고백했다.

가장 인상에 남는 대회는 레인우드 클래식. 최종 라운드 17번 홀(파3)에서 선보인 환상적인 ‘바위샷’에 이은 퍼트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티샷이 워터해저드 가장 자리에 있는 바위 위에 올라갔지만 이미림은 그대로 샷을 했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그는 “다시 똑 같은 상황이 온다고 해도 ‘바위샷’을 했을 거고 그린 위에 올릴 자신도 있다. 하지만 11야드 거리의 퍼트를 그때처럼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빙그레 웃었다. 그는 이 대회에서 LPGA 투어에서 가장 라운드를 하고 싶었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물리치고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첫 출전한 한일전도 기억에 남는다. 아마추어 시절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뽑힌 그는 10년 지기 친구 최운정(볼빅)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즐겁게 라운드를 했다. 또 포볼 스트로크에 이어 싱글 매치도 승리하며 한국의 3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한일전은 첫 출전인데 가장 좋아하는 친구, 언니들과 함께 해서 너무 기뻤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롤모델이 없고 다른 선수의 플레이를 되도록 보지 않는 이미림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밀고나가는 승부사다. 13kg 다이어트도 거뜬히 해낸 독종이기도 하다. 2015년을 위한 발걸음도 재촉하고 있다. 그는 “15일쯤 미국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즌이 빨리 시작되기 때문에 훈련 기간도 빨리 잡아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끔 일기를 쓴다는 이미림은 이번에는 메이저 우승 목표를 가슴에 또렷이 새겼다. 혼자 말을 마음으로 되새기는 자기 주문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는 이미림. 그의 2015년 주문은 이미 시작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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