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언니 따라 LPGA 간다

성호준 기자2014.12.03 오전 10:55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왼쪽부터)메디슨 프레셀, 박주영, 아리야 주타누가른은 LPGA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언니를 따라 미국 무대 입성을 노린다. [LPGA 홈페이지,박준석 사진기자]

LPGA 투어에 자매 골퍼가 탄생할까. 내년에는 가능성이 크다. 3일 밤 개막하는 LPGA 투어 Q스쿨에 현역 선수들의 동생들이 참가했다. 박희영의 동생 박주영, 모리야 주타누가른의 동생 아리야 주타누가른, 모건 프레셀의 동생 메디슨 프레셀이다.

Q스쿨은 지옥의 라운드라고 불린다. 원래 바늘구멍인데다 부담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올해 Q스쿨은 155명이 참가한다. 그 중 20명이 투어 카드를 받는다. 올해 유난히 뛰어난 선수가 많이 나와 평소 보다 합격은 훨씬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언니를 쫓아온 선수들은 실력이 출중해 적어도 한 선수는 합격할 것으로 보이고 세선수가 동시에 합격할 가능성도 있다.

20위 이내에 들지 못하더라도 상위권이면 조건부 시드를 가지게 되어 일부 대회에서 뛸 수 있기 때문에 내년엔 자매가 함께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LPGA 투어에서 친자매가 함께 뛴 경우는 있다. 송아리, 나리 쌍둥이 자매가 함께 LPGA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의 동생 샬롯타도 몇 년간 언니와 함께 투어에 나섰다.

LPGA 투어 7년차의 박희영은 자매가 함께 투어에 다니는 것에 매우 기대가 크다. “동생과 함께 다니면 연습도 함께 하고 여행도 함께 하고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방을 빌려야 하고 차도 빌려야 해서 룸메이트를 구해야 하는데 동생이라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박희영은 지옥 같다는 동생의 Q스쿨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는 “동생이 Q스쿨 같은 것을 아주 잘 한다. 나는 떨려서 잠도 못 자는데 동생은 한국 시드전에서도, LPGA 2차 Q스쿨 볼 때도 부담 없이 냉정하게 경기를 잘 하더라. 잔디, 쇼트게임 등에 대해서 알려주고 응원도 할 것이다"라고 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했다. 그러나 국내 투어에서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박희영은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다. 거리도 많이 나가고 퍼트도 잘 하며 아이언도 좋다. 어디 하나 빠질 것이 없는데 기복이 심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에 오라고 한 것이다. 동생과 거의 같이 골프를 해 본 적이 없다. 함께 투어에 다니면서 뭐가 문제인지 알아보겠다.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함께 오래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리야 주타누가른은 세 선수 중 가장 거물이다. 리디아 고, 김효주, 렉시 톰슨 등과 함께 아마추어 시절 랭킹 1위를 다퉜다. 언니 모리야와는 달리 체구가 크다. 거리도 상당하다. 지난해 롯데 챔피언십 1, 2라운드에서 리디아 고, 김효주와 한 조에서 경기했는데 30야드 정도 더 나갔다. 2007년 11세의 나이로 LPGA 투어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해부터는 운이 좋지 않았다. 2013년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마지막 홀 트리플 보기로 무너져 박인비에게 우승컵을 헌납했다. 지난 해 6월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연습라운드 도중 언니와 장난치다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어깨가 탈골되어 7개월간 쉬었다. 아직 통증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래도 거대한 잠재력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언니 모리야가 LPGA 투어 신인왕이 됐는데 내년에 아리야도 김효주, 백규정, 이민지, 장하나, 김세영 등과 신인왕을 겨룰 것으로 보인다.

모건 프레셀의 동생 메디슨은 언니를 똑 닮았다. 1부 투어에 오르면 화제가 될 듯하다. 텍사스 대학에서 활약했고 올해 2부 투어에서 우승을 한 번 했으며 상금 2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력은 정상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드라이버 거리도 짧고 2부 투어에서 평균 타수도 73타를 넘었다. Q스쿨에서 낙방할 가능성이 세 선수 중 가장 높아 보인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