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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 귀신 미야자토, 올해는 퍼트 입스

성호준 기자2014.11.29 오전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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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 입스로 고생하고 있는 미야자토 아이 [골프파일]

“우리는 한 명 뿐이에요.”

지난주 플로리다 네이플스에서 벌어진 LPGA 투어 CME 투어챔피언십. 일본 기자들은 이렇게 멋쩍게 말했다. LPGA 투어 상위 69명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 일본 선수는 한 명에 불과했다. 원래 둘이었는데 한국계인 노무라 하루가 부상으로 기권했고 우에하라 하야코만 경기에 나왔다. 일본의 간판 스타인 미야자토 아이는 성적이 안 되서 못 나왔다.

미야자토는 올해 상금랭킹 86위에 불과했다. CME 투어 챔피언십은 물론, 하나외환 챔피언십 등 아시아 대회에도 출전 자격이 없었다. 오랫동안 일본 최고의 선수로 지냈고 세계랭킹 1위에 근접하기도 했던 미야자토의 추락은 청야니 만큼 낙폭이 크다. 미야자토의 세계랭킹은 97위, 청야니는 77위다.

미야자토의 성적이 좋았던 2010년과 올해 그의 롱게임은 거의 차이가 없다. 드라이버 거리는 244야드로 4년 전 245야드와 거의 흡사하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77%로 4년전에 비해 3%, 그린 적중률은 67%로 2% 높다. 전반적으로 롱게임은 약간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퍼트다. 미야자토는 퍼트가 특기였다. 퍼트 최고수인 박인비 조차도 지난해 초까지 미야자토 아이의 퍼트를 최고로 쳤다. 퍼트감이 나빠졌을 때는 미야자토 퍼트를 본다고 했다. 그런 미야자토의 퍼트가 무너져 버렸다.

2010년 LPGA 투어 그린 적중시 퍼트 수에서 미야자토 아이는 1등이었다. 그린에 올렸을 경우 평균 1.73번에 끝냈다. 올해는 그린 적중시 평균 1.88개를 했다. 0.15차이인데 이 게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고 프로들 사이에서는 하늘과 땅 차이다. 만약 그린 적중률이 100%라고 본다면 라운드당 2.7타를 더 친 것이다. 올해 그린 적중률 67%라는 것을 감안하면 1.81타다. 올해 미야자토의 그린적중시 퍼트 순위는 138위다. 거의 꼴찌라고 봐야 한다.

라운드 당 퍼트수를 보면 더 심각하다. 미야자토 아이는 2010년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가 28.67이었다. 전체 3위였다. 올해는 30.71로 116위다. 차이는 2.04이다. 2010년에 비해 올해 늘어난 미야자토 아이의 평균 타수 차이 2.10의 97%를 퍼트에서 까먹었다. 올 시즌 미야자토의 평균 타수는 72.75타였다.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고 한다. 돈으로 따져 볼 수도 있다. 2010년 미야자토의 상금은 145만7383달러였다. 올해 상금은 11만9825달러다. 133만7558달러 차이다. 미야자토는 고민하고 있다.

미야자토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가을 일본 대회에 나가면서 7년 만에 퍼터를 바꿨다. 그 때 느낌이 달라졌다. 다시 퍼터를 바꿨지만 퍼터를 밀어내는 잘못된 감각이 계속 손에 남아 버렸다”고 말했다. 그 감을 없애버리고 원래의 감각을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의 지도로 테이크백 높이를 조금 낮추고 위에서부터 속도를 높여가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시즌 중에도 기술적인 연습을 반복하고 있다. 이 스트로크 방법을 제대로 익힐 때까지 평소보다 2배 가까운 시간을 연습에 몰두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모양이다.

퍼트 감각은 하루 아침에 돌아올 수도 있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2015년 미야자토가 어떻게 돌아올지 주목된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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