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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머의 고민

성호준 기자2014.11.15 오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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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머 [골프파일]

폴라 크리머의 모습이 눈에 띄게 홀쭉해졌다. 그를 LPGA 최고 스타로 만든 모델같은 몸매가 다시 나왔다.12월 결혼을 앞두고 체중을 확 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크리머는 공군 파일럿인 데렉 히스와 약혼했다. 크리머의 아버지와 히스의 아버지는 해군에서 파일럿으로 함께 복무한 인연이 있다. 양쪽 집안의 아버지를 통해서 두 사람은 만났다.

결혼을 앞둔 크리머는 고민이 있다. 한국 신부들처럼 혼수관련이 아니고, 가족이냐 골프냐이다. 크리머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약혼을 발표한 후 ‘언제까지 골프를 할 거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그러면 ‘나는 이제 겨우 스물일곱 살이고 골프에 대해 열정이 있다’고 말하곤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열정이 영원히 가지는 못할 것을 안다.

크리머는 “가족을 가지고 싶다. 아이를 가지고 싶다. 가족을 가지면서 세계랭킹 1위를 하기는 어렵다. 일과 가족의 밸런스를 갖추기는 어렵다. 시간이 오면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머도 욕심이 많은 선수다. 세계랭킹 1위를 하지는 못했지만 골프 여제를 지낸 안니카 소렌스탐이나 로레나 오초아처럼 가족 때문에 골프에 모든 에너지를 쏟지 못해 1위를 못할 바에야 차라리 골프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크리머 본인도 모른다.

일단 결혼 전에 우승을 할 수도 있다. 크리머는 15일 열린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7언더파 65타를 쳤다. 크리머 특유의 송곳같은 아이언샷이 돌아왔고 퍼트도 잘 됐다. 중간합계 9언더파로 선두 크리스티나 김에 1타 차 2위다.

크리머는 LPGA 투어 10승을 했다. 그 중 하나는 올해 3월 열린 HSBC 챔피언스다. 연장전에서 아자하라 무뇨스를 25m 이글 퍼트로 제압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했다. 크리머는 “올해 스윙을 할 때 릴리즈를 너무 빨리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래서 거리가 많이 줄었다. 16세 때부터 함께 한 코치가 이를 고쳐줬다. 이제 내 아이언이 돌아왔다. 그 동안 캐디인 콜린 칸이 인내를 가지고 잘 버텨줬다”고 말했다.

달라진 건 또 있다. 퍼트를 할 때 왼손을 오른손 아래로 내려서 잡는다. 그는 “에비앙 대회부터 퍼트 그립을 바꿨다. 내가 한 것 중 가장 대단한 것이었다. 자신감이 늘었다. 이전에는 스트로크 등 여러 가지에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는 스피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크리머는 어릴 때부터 캘리포니아에서 경쟁한 크리스티나 김과 마지막 조에서 경기를 하게 된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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