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홀로서기 성공한 이미향 '아시안스윙 신데렐라'

김두용 기자2014.11.10 오전 2:08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이미향은 아시안 스윙에 처음으로 참가했는데 전 경기를 출전했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사진 JLPGA]


홀로서기에 성공한 이미향(볼빅)이 아시안 스윙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미향은 골프 마니아인 아버지 이영구씨를 따라 다니며 골프를 시작했다. 그가 2012년 미국무대에 진출할 때도 항상 아버지가 곁을 지켰다. 아버지는 지난해까지 딸의 캐디 백을 메가며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향은 올해부터 홀로서기를 했다. 여전히 아버지가 곁에서 많은 것들을 챙겨주지만 더 이상 캐디 백은 메지 않았다. 캐디 제프(미국)와 LPGA 투어 여정을 시작한 이미향은 올해 골프에 새로운 눈을 뜨며 기량이 부쩍 향상됐다.

이미향은 캐디 제프와 함께 지난 6월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첫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제프는 9일 미즈노 클래식 연장전에서도 이미향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연장 세 번째 홀 이미향은 인생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퍼트를 남겨뒀다. 함께 연장 승부를 벌인 고즈마 고토노가 10m 이상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이일희(볼빅)도 롱 퍼트를 성공했다. 홀컵 가장 가까이에 붙였지만 거리가 7.6m나 되는 버디 퍼트를 남겨둔 이미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하지만 제프가 “충분히 할 수 있다. 고즈마가 먼저 넣었던 라인을 보지 않았느냐”라며 힘을 실어줬고, 결국 이미향도 극적으로 버디를 낚았다. 이미향은 우승 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캐디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올 시즌 25경기를 치른 이미향은 21차례 컷 통과를 했다. 특히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아시안 스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레인우드 클래식 공동 6위, 사임다비 말레이시아 공동 8위로 상쾌한 출발을 보였고, 하나외환 챔피언십 공동 66위, 블루베이 클래식 공동 32위, 타이완 챔피언십 공동 20위에 미즈노 클래식에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이미향은 아시안 스윙 이전까지 세계랭킹 77위였는데 52위까지 뛰어 오르게 됐다. 아시안 스윙 6경기에 모두 출전한 15명 중 하나인 이미향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그가 미즈노 클래식의 우승 상금 18만 달러(1억9700만 원)를 포함해 아시안 스윙 6경기에서만 총 32만8240 달러(약 3억6000만 원)를 챙겼다. 시즌 상금 53만 6000 달러(5억8600만 원)의 60% 이상을 아시안 스윙에서 챙긴 셈이다.

아시안 스윙 전 경기 출전자 중 이미향과 이미림(우리투자증권) 2명만이 우승컵을 챙겼다. 이미향은 아시안 스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서인지 아무래도 심적으로 편한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 투어 선수들이 휴식기가 없는 아시안 스윙의 강행군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다. 하지만 최근 컨디션이 좋았던 덕분에 빡빡한 스케줄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번 대회에서 그린적중률 81.5%로 견고한 샷을 뽐낸 이미향은 상금랭킹 29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그는 남은 2개 대회인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과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며 강행군을 이어간다. 이미향은 “우승으로 자신감이 향상됐다. 남은 2개 대회에서 시즌 마무리를 잘하고 내년에 모든 메이저 대회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