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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A와 R&A의 한국오픈 코스 세팅 공조

천안= 남화영 기자2024.06.23 오후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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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석 KGA차장(왼쪽)과 김진우 R&A이사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 개최지인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은 올해로 이 대회를 21번째 개최한다.

2003년부터 대회장으로 활용된 이 코스는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내셔널타이틀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토너먼트 코스 세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2004년 세계 랭킹 2위 어니 엘스를 초청하던 해 엘스는 “US오픈 러프보다 길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2005년은 통상 파72이던 전장에서 파5 11번 홀을 파4로 줄여 국내 첫 파71코스로 만들었다.

우정힐스는 이후로도 꾸준히 코스를 업그레이드하거나 홀 길이를 늘리면서 선수들의 향상된 기량에 맞추려 했다. 이 결과 2003년 파72 7027야드 전장은 오늘날 파71에 7326야드로 무려 299야드가 늘어났다.

지난 2021년부터는 더 이상 코스 전장은 늘어나지 않았고 대신 난도를 높이는 노력을 했다. 예컨대 지난해는 페어웨이 폭을 좁히고 러프를 길렀다. 그 결과 챔피언 한승수만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냈고 2위 강경남은 이븐파였다. 선수들로부터 페어웨이가 너무 좁아 잘친 샷에 대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멀티플 티를 사용하는 파3 16번 홀

대최를 주최하는 대한골프협회(KGA)는 올해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함께 올해 코스 세팅을 연구했다. 구민석 KGA차장은 “파5 5번 홀 같은 경우 핀 위치를 잡을 때 선수들이 전략적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그린에서 투온을 노렸을 때 그만큼 보상이 주어지는 핀 위치를 한 결과 이 홀에서 버디와 이글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진우 R&A 규칙 이사는 “흔히 토너먼트 코스 세팅에서 위험과 보상(risk & reward)가 있는데 이전에는 앞쪽에 방점(risk)이 찍혔다면 올해는 보상(reward)에 대한 배려가 컸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올해 코스 세팅의 또 하나의 특징은 멀티플 티잉구역이다. 파4 4번 홀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의 파3 홀이 모두 다양한 전장을 갖추게 티잉구역을 달리했다. 구 차장은 “16번 홀에서 1, 4라운드는 긴 전장을 두고 뒷핀에 홀을 만들어 그린 중간 턱을 넘기는 정확성을 시험한다면 2, 3라운드는 그린 앞핀에 홀을 두어서 좀더 짧은 클럽의 정교함을 가린다”고 말했다.

결국은 골프백에 들어 있는 14개 클럽을 모두 쓸 수 있게 하고 그들의 클럽들을 얼마나 정교하게 골고루 잘 치는가를 따지는 게 한국오픈 코스 세팅의 원칙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 전문가들의 오랜 경험에 더해 해외 첨단 코스 세팅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그래서 선수들의 경기가 더 짜릿하고 긴박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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