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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가 모든 걸 가져가는 대회,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김지한 기자2022.11.15 오전 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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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달성한 고진영

LPGA투어의 시즌 최종전은 여자 프로골퍼들에겐 누구든 동기부여를 가질 만한 대회다. 지난 2006년 ADT챔피언십에 우승 상금을 100만 달러나 내건 게 시초였다. 당시 성적에 따른 포인트 등으로 추려낸 32명이 겨룬 이 대회를 시작으로 이른바 ‘승자 독식’ 콘셉트의 최종전이 LPGA투어에서 펼쳐졌다.

3년 동안 ADT챔피언십으로 열리던 LPGA 최종전은 후원사없이 2009·2010년에 LPGA투어챔피언십으로 치른 뒤, 2011년부터 CME그룹을 메인 후원사로 맞이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LPGA는 시카고 상품거래소(CBT)와 시카고 상업거래소(CME)를 소유한 세계 최대 컨설팅 회사인 CME그룹의 후원 덕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최종전인 CME그룹타이틀홀더스로 2011년부터 3년 동안 치르고, 2014년부터 현재 명칭인 CME그룹투어챔피언십으로 바꿔 개최했다. 그 사이에 시즌 성적을 환산해 보너스를 주는 ‘레이스 투 CME 글로브(Race to CME Globe)’를 2014시즌 신설해 100만 달러 보너스를 주는 제도를 함께 운영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페덱스컵 포인트 제도처럼 보너스 상금제를 운영해 선수들의 동기 부여를 유도했다.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은 2019년 여자 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대회 우승 상금을 150만 달러로 책정했다. 기존에 이 대회 우승 상금 50만 달러와 CME 글로브 포인트 우승자 보너스 100만 달러를 합친 규모다. 최종전에서 우승하면 보너스까지 가져가도록 해 한 시즌의 모든 것을 거머쥘 수 있는 ‘승자 독식’ 시스템을 철저하게 반영했다. 여자 골프에서 한 대회에 100만 달러 이상 우승 상금을 내건 건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이 처음이었다. 당시 LPGA투어의 일반 대회 우승 상금이 30만 달러, 메이저 대회가 평균 58만7000 달러였던 걸 감안하면, 파격적인 규모였다.


2019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김세영. [사진 Gettyimages]

3년 연속 한국 선수 독무대

당시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김세영은 여자 골프 사상 최고 상금을 한 대회에서 거머쥔 골퍼로 크게 주목받았다. 김세영은 “한국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 받은 상금이 10만 달러 정도였는데 큰 상금을 받았다. 남자 대회 상금이나 남녀 액수가 같은 테니스 상금을 보며 부러웠다. 그런 상금을 내가 가져올 줄은 몰랐다”고 돌아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대유행으로 파행 운영을 했던 2020시즌엔 우승 상금이 110만 달러로 다소 줄었다. 그래도 곧장 2021시즌엔 150만 달러로 회복했다. 공교롭게 두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한 골퍼가 나타났다. 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이 2연패를 달성했다. 흥미로운 기록도 있었다. 2020년 대회에서 우승했던 고진영은 이 대회 우승 덕에 당시 4개 대회에만 출전하고도 시즌 상금 1위(166만7925 달러)에 올랐다. 2021년 대회에서도 고진영은 이 대회 우승 덕에 시즌 상금 350만2161 달러를 모아 넬리 코다(미국·238만2198 달러)를 제치고 상금 부문 2연패를 달성했다. CME그룹투어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달성한 골퍼도 고진영이 최초였다.

메이저 대회 판 키운 효과도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은 올해 또 한번 판을 키웠다. 우승 상금을 200만 달러(약 28억6000만원), 총 상금 규모를 700만 달러(100억3000만원)로 키웠다.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60명만 출전하는 만큼 총 상금 규모는 메이저 대회 최대 규모인 US여자오픈(1000만 달러)보다 적지만, 우승 상금은 LPGA 투어 전체 대회 중 최대 규모다. CME그룹투어챔피언십에서 최하위에 그친 선수도 4만 달러(57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몰리 마쿠 서만 LPGA 커미셔너는 “LPGA에 대한 CME의 지속적인 선구적 지원과 여성 선수들의 평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의 상금 확대로 메이저 대회 상금 규모가 커지는 효과를 냈다. 2018년 총 상금 500만 달러였던 US여자오픈은 올해 2배 오른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AIG여자오픈의 우승 상금도 2018년 325만 달러에서 올해 730만 달러로 오르는 등 메이저 대회 상금이 모두 대폭 상승했다. 아직 PGA 투어 수준엔 미치지 못해도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의 행보는 남녀 골프 투어간 상금 격차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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