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온탕을 오갔던 첫날이었다. 그래도 기록 달성 기회를 만들어갔고, 경기가 끝나고선 한결 부담을 턴 듯 했다. 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27)의 2022 시즌 첫 라운드가 그렇게 끝났다.

고진영은 지난 3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해 공동 5위에 올랐다. 이 대회를 통해 올 시즌 첫 선을 보인 고진영은 초반 난조를 보였다. 4번 홀(파3)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했고, 5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7번 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8·9번 홀 연속 버디로 만회하고서 13·15번 홀 버디로 2타를 줄였다. 이어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해 69타로 첫날 마쳤다. 18번 홀 버디 덕에 고진영은 최근 12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기록을 세웠다.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2015년), 유소연(2017년)이 갖고 있던 LPGA 투어 최장 연속 라운드 60대 타수 기록(14라운드)에 다가섰다.

고진영은 경기 후 날씨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LPGA 인터뷰에서 "전반에 물만 보면 너무 더웠는지 다 들어가고 싶었나보다. 공이 물로만 찾아가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래도 전반 막판 2연속 버디가 좋은 전환점이 됐다. 그는 "전반을 다행히 이븐파로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집중을 많이 했다. 전반에는 정말 오랜만에 하는 대회라 감을 빨리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후반에 감을 찾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최장 연속 라운드 60대 타수 기록을 인지하고서 이번 대회에 도전하고 있다. 남은 3개 라운드에서 모두 60대 타수 기록을 세우면 대기록 달성 주인공이 된다. 고진영은 "지금 기록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동기부여도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래도 부담보단 우승 등 더 높은 목표를 향한 레이스도 바랐다. 그는 "기록보다 중요한 건 우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첫날 18번 홀을 앞두고) 기록은 신경쓰지 말고, 앞으로 남은 3일, 마지막 홀은 더 많은 버디를 할 수 있도록 집중을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바꿨다. 그랬더니 운이 좋게도 버디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