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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지은희, 한국 자매에게 귀감되는 맏언니들의 활약

신봉근 기자2018.03.26 오후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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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이 돼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인비, 지은희의 활약은 한국 자매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LPGA 인스타그램]

박인비와 지은희는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 데뷔한 11년 차 베테랑이다. 어느덧 30대가 된 나이에도 여전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둘은 한국 자매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지은희는 26일 끝난 기아 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스윙잉 스커츠 이후 5개월 만에 통산 4승째를 추가했다. 마지막 날 그린 적중률 100%를 찍으며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파3 14번 홀에서 성공시킨 홀인원은 우승의 하이라이트였다.

한 주 앞선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는 박인비가 우승컵을 들었다. 허리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 2경기 만에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장기인 퍼트를 앞세워 경쟁자들을 압도했고, LPGA통산 20승 고지에 1승을 남겨놓게 됐다.

시즌 초반 한국 자매들은 미국 선수들에게 다소 밀렸다. 미국 선수들은 개막 이후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2007년 이후 최고의 페이스를 보였다. 브리타니 린시컴의 개막전 2연패를 비롯해 제시카 코다, 미셸 위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자매들을 압도했다. 한국 자매들 중에서는 루키 고진영이 호주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신고했지만 박성현, 전인지 등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며 주춤하고 있다. 두 베테랑은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을 앞두고 연속 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한국 자매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올해 30살, 지은희는 32살이다. 둘의 우승은 20대가 주축을 이루는 한국 자매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자매들은 20대 초반 전성기를 맞은 뒤 20대 후반 은퇴를 하거나 국내 투어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만 30세 이상의 나이로 LPGA투어를 정복한 선수는 박세리(33세), 구옥희(32세), 지은희 밖에 없다.

박인비와 지은희의 투어 생활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도 아니다. 둘 모두 굴곡을 넘어선 뒤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박인비는 2016년 손가락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박인비는 "내 골프 인생은 이게 다인가 고민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포기하지 않았다. '손가락이 부서지더라도 치겠다'라는 다짐으로 리우올림픽에 나갔고, 세계 최초로 메이저 그랜드슬램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석권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그리고 다음 시즌 복귀 2경기 만에 HSBC 여자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며 건재함을 알렸다.

지은희는 8년이란 시간을 참고 견뎌냈다. 2009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전성기를 맞는 듯 했지만 슬럼프가 찾아왔다. 지은희는 "매년 스윙 교정을 했다. 그런데 2010년 안좋은 결과를 낳았다. 자신감이 떨어져서 힘들기도 했지만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됐다"고 밝혔다. 끊임없는 노력이 점점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203경기 만에 정상에 올랐고, 5개월 만에 또 승수를 쌓았다. 비거리도 매년 증가했다. 230야드대 후반에서 240야드대 초반 정도의 드라이브샷 거리를 기록하던 지은희는 지난해 처음으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50야드를 넘겼다. 그리고 올 시즌은 4경기에서 256.13야드를 기록 중이다. 지은희는 "두 클럽 정도 더 짧게 잡을 수 있게 돼 경기가 더욱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에서는 필 미켈슨,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등이 40대의 나이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LPGA투어에서도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크리스티 커(미국) 등이 여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선수들도 충분히 '롱런'이 가능하다. 지은희는 "세계 1위가 가장 큰 목표다. 메이저 대회 우승도 하고 싶다"며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을 드러냈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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