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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골프보다 소중한 것 찾았다"

신봉근 기자2017.05.23 오후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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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는 "골프보다 소중한 것을 찾았다"며 LPGA시드를 반납하고 국내에 복귀한 배경을 밝혔다.

"골프보다 더 소중한 걸 찾았어요."

장하나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시드를 반납하고 국내에 복귀한다.

장하나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LPGA투어 카드를 반납한 배경과 국내 무대 복귀를 앞둔 심경을 밝혔다. 장하나는 "지금까지 세계랭킹 1위가 유일한 목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항상 해준 아버지, 한국에 홀로 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덧붙여 "이제는 부모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더 즐거운 골프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하나와의 일문일답.

- 복귀를 마음먹은 시기는?

"지난해 아시안투어 일본 대회(토토 재팬 클래식)에서부터 생겼다. 어머니가 작년 말부터 많이 힘들어하시고 외로움을 느끼고 계셨다. 올해 우승 이후 성적이 부진했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세계랭킹 1위가 되고 그걸 지키려고 하다보면 서른이 넘을 것 같고, 아버지, 어머니도 칠순을 넘으신다. 많은 생각 끝에 결정을 내렸다."

- 최근에 어떤 생활을 했는지?

"두 달정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습도 하면서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 골프 선수로서 목표가 없어진 것은 아닌지?

"목표가 없었으면 골프를 그만뒀을 것이다. 어렸을 때 장하나는 오로지 골프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선수로서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에 소중한 것을 잃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나중에 LPGA에 다시 도전할 생각은 있는지?

"운동 선수로서 인생의 반환점을 돈 것 같다. 이 결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죄책감도 들었다. 그래서 다시 또 간다는 결정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미국 쪽에서도 시드 반납에 대해 굉장히 의아해했다."

- 어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어머니도 나도 먹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맛집을 많이 가보고 싶다. 차를 타고 맛집 여행도 다니면서 건강도 찾고 싶다."

- '짐가방 사건'이 영향을 줬는지?

"그런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물론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것때문은 아니다. 그 일로 인해 마음 고생은 했지만 다 훌훌 털어버렸고 전인지 선수와도 웃으면서 다 화해했다. 골프보다 소중한 것을 찾았기 때문에 돌아오기로 했다."

- 미국 무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비행기로 이동을 하다 보니 처음 1년은 많은 고생을 한다. 그것을 참아내고 이겨낸다면 더 좋은 시즌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국위선양 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골프에 있어서는 힘든 점은 없다."

- 투어 동료 선수들 반응은 어땠는지?

"비밀스럽게 진행을 해왔기 때문에 동료 선수들도 모르고 있었다. 연습을 도와주는 프로님 정도만 알고 있었다. 어제 많은 전화가 왔지만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 화려한 세리머니로 유명한데 계속 할 계획인지?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해왔기 때문에 기분과 상황에 따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 마음 고생을 한 것 같은데 경기력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나?

"골프를 할 때는 집중을 해서 많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우승하고 많은 축하를 받아도 방에 들어왔을 때 공허함은 설명을 못하겠더라. '행복해지기 위해서 골프를 하는데 왜 허전함을 느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 건강 상태는 어떤지?

"좋아졌다. 국내 돌아와서 새로운 마음가짐과 생각들만 정리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

- 올 시즌 선수로서 장하나의 목표는?

"한국에 오면 거의 톱10에 들었다. 그래서 부담감과 설렘이 공존된다. 부담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초심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 가졌던 그 설렘으로 공을 치면 새로운 장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도 있다. 메이저 대회 욕심을 안 낼 수가 없다. 그랜드 슬램을 하고 싶다. 그래도 성적보다는 행복을 우선으로 하고 싶다."

- 미국에서 뛰는 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첫 우승때 가장 행복했다. 그 전에 준우승만 4번하고 우승 문턱에서 넘어져서 부담이 많았었다. 알바트로스를 했던 기억 등 작은 행복들이 쌓여서 첫 우승때 터졌던 것 같다. 대만에서 우승했을 때도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 연애 계획은?

"28살까지는 연애보다는 가족들과의 시간과 골프를 우선시하겠다. 좋은 짝이 나타난다면 내일이라도 하겠지만 아직은 골프에 집중하고 싶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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