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드라이버-아이언 꼴찌, 수렁에 빠진 청야니

성호준 기자2016.05.16 오후 1:15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지난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연장 기회를 놓치고 무릎 꿇은 청야니. [골프파일]

“아마추어처럼 드라이버가 완전히 악성 슬라이스가 났다. 티잉그라운드에 올라갈 때는 고개를 숙이고 아주 침울해 보였다. 라운드 후 ‘템포를 부드럽게 해보라’고 했더니 그나마 2라운드에는 좀 나아졌다. 그래도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

청야니(27.대만)와 함께 동반 라운드한 한 한국 선수가 전한 말이다. 청야니는 수렁에 빠져 있다. 안니카 소렌스탐(46스웨덴)의 뒤를 이을 여제로 불렸던 청야니가 망가진 건 뉴스가 아니다. 2012년 이후 평범한 선수가 됐다. 요즘은 다르다. 청야니는 단순 부진이 아니라 꼴찌다.

올해 청야니의 평균 스코어는 74.43으로 146위다. 경기에 제대로 못 나오는 조건부 시드 선수들을 빼면 사실상 꼴찌다. 평균 타수 1위(69.28)인 리디아 고(19.뉴질랜드)와는 라운드 당 5.15타 차다. 4라운드 한 대회면 20.6타 차이다. 청야니는 전성기 2위와 더블스코어로 우승하곤 했다. 2위가 10언더파이면 청야니는 20언더파를 쳤다. 그러나 올해는 1위와 20타 차가 난다.

드라이브샷 정확도는 46.4%로 155위다. 제대로 경기에 못 나오는 선수들 포함해 명실상부한 꼴찌다. 50%가 안 되는 선수는 청야니가 유일하다. 올해 드라이브샷이 난조인 미셸 위(55.1%, 152위)에 비해서도 한참 아래다.

그린 적중률도 56.9%로 155위, 역시 꼴찌다. 드라이브샷 정확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쇼트게임까지 덩달아 나빠졌다. 벙커샷 파세이브율은 33%에 불과해 124위다. 상금랭킹은 125위로 바닥이다.

청야니는 지난해까지 7시즌에서 1033만 달러(약 121억원)를 벌었다. 연 평균 상금이 148만 달러(약 17억원)다. 올 해 10경기에서 번 상금은 1만4228달러(약 1668만원)다. 올 들어 28개 라운드에서 언더파는 딱 두 번 쳤다. 60대 타수는 한 번도 못 쳤다.

청야니가 최고 경기를 한 것은 2010년에서 2012년 초다. 2011년 7승을 했고 2012년 3월 기아클래식까지 3승을 했다. 그러나 2012년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1타 차로 연장전에 가지 못한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3년 상금랭킹 38위로, 2014년 54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상금랭킹 21위로 올라서면서 상승곡선을 타는 듯 했다. 청야니는 “내가 돌아왔다”고 했다.

올해 들어서는 새로운 스윙 코치와 트레이너, 심리학자를 고용했다. “올림픽에 맞춰 최고의 경기력이 나오도록 조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올림픽에 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야니의 세계랭킹은 58위로 테레사 루, 캔디 쿵에 이어 대만 선수 중 3위다. 올림픽엔 한 나라에 두 명만 갈 수 있다. 청야니는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랭킹 300등도 넘어갈 기록인데 지난해 성적이 좋아 그나마 58위 자리에 있다.

청야니의 출전권은 올해까지다. 이대로 가면 올해로 LPGA 투어 출전권도 위험하다.

청야니는 동료들에게 “연습장에서는 괜찮은데 실제 대회가 시작되면 문제가 심각하다. 멘탈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진단을 한다.

박원 JTBC 골프 해설위원은 “멘탈에 문제가 있어 스윙이 망가지고 흔들리는 경우가 있고, 스윙 문제 때문에 자신감도 잃어 부진한 경우가 있다. 청야니는 스윙 플레인이 흔들린다. 연습장 등 마음이 편하고 리듬감이 좋을 때는 공을 제대로 맞힐 수 있지만 조금만 긴장된 상황이 되면 무너질 수 있는 스윙이다. 멘탈이 아니라 스윙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