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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미루고 골퍼 꿈 이룬 이스라엘 출신 리티샤 벡

원종배 기자2016.05.06 오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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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골퍼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리티샤 벡. 올해 올림픽에서 그 꿈을 이룬다.

이스라엘 출신 골퍼 리티샤 벡(24)이 6일(한국시간) 열린 LPGA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에 올랐다. 이날 벡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 2위 이민지(호주)에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리티샤 벡은 이스라엘 최초의 LPGA투어 선수다. 2014년 Q스쿨 최종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LPGA투어 출전권을 따냈고, 2015년 투어에 데뷔했다. 벡은 벨기에에서 태어나 6세 때 이스라엘로 이주해 12세 때 이스라엘 여자 오픈을 제패한 경력이 있다. 14세 때부터 미국에서 살고 있고, 듀크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골프팀에선 평균 73.58타로 듀크대 역사상 10위 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이스라엘 국민은 여성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벡은 예외다. 18세 때 입대하려고 했으나 국방부가 벡의 장래성을 감안해 선수 생활 기간 동안 입대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조치해줬다. 일종의 병역 특혜를 받은 셈이다.

벡은 그동안 미국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지난해 최고 성적은 매뉴라이프 LPGA클래식 공동 19위다. 당시 1라운드 8언더파를 쳐 선두권 출발을 했지만 이후 순위가 점점 떨어졌다. 올해도 8개 대회에 출전해 6번을 컷 탈락하는 등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두에 올랐다.

1라운드를 기분 좋게 마친 벡은 “컨디션이 좋다. 지난해보다 그린이 부드러워져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아이언 샷을 하기가 편했다”라며 “이 코스는 스코어가 잘 나오는 곳이다. 관건은 퍼트가 될 것이다. 버디 찬스를 놓치기도 했지만 볼을 그린에 잘 올려서 괜찮은 성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벡은 그린을 3번만 놓쳤고, 퍼트 수도 26개로 적었다.

벡은 한 달 전쯤부터 스윙을 바꿨다. 스윙 교정으로 시즌 일부를 버리더라도 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모든 대회가 중요하긴 하지만 매번 (스윙에 대한)압박감을 느끼면서 경기할 순 없었다. 시즌 일부를 버리기로 했다”며 “지난 주부터 느낌이 좋아졌다. 텍사스 슛아웃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았는데 퍼트가 잘 안됐고, 쇼트 게임도 별로였다. 하지만 오늘은 퍼트가 좋았다”고 말했다. 벡은 텍사스 슛아웃에서 컷 탈락했다.

벡은 이스라엘 대표로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한다. 그는 지난 5일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대표 선수로 나서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세계인들에게 이스라엘에 전쟁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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