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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령 퍼트 제일 잘 하지만...

성호준 기자2015.05.21 오전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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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양자령(20)이 LPGA 투어에서 퍼트를 가장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령은 21일까지 LPGA 기록에서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가 27.0으로 1위다. 2위인 스테이시 루이스(28.60), 박인비(24위, 29.48) 등 동료들을 큰 폭으로 앞선다. 평균 퍼트 수는 퍼트 실력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통계는 아니다.

그린 적중률이 떨어질 경우 그린 주위에서 칩샷으로 핀 주위에 붙여 퍼트수가 줄기 때문이다. 이 보다 조금 더 정확한 것은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다.

양자령은 거기서도 1위다. 평균 1.681타로 2위 루이스(1.710), 6위 박인비(1.767), 10위 리디아 고(1.771) 등 퍼트에 강한 선수들 보다 성적이 좋다. 라운드 수가 10에 불과해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퍼트감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롱게임이다. 아홉 살 때도 242야드를 날린다고 보도된 양자령의 올해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는 243.9야드다. 109위다. 정확성도 좋지 않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63.7%로 134위다. 드라이버의 거리와 정확성이 모두 하위권이면 높은 수준의 LPGA 투어에서 경기하기가 쉽지 않다.

드라이브샷이 짧고 정확하지 않아서인지 아이언샷도 좋지 않다. 그린 적중률 52.2%로 150명 중 149위다. 양자령은 상금랭킹이 131위다. 통계에 나타난 숫자로만 보면 그나마 퍼트 때문에 더 하위로 처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양자령의 롱게임이 원래 이렇게 나쁜 건 아니다. 드라이버가 심각하게 고장 난 걸로 추정된다. 참가 대회 수가 4개에 불과해 컨디션 조절과 투어 적응이 쉽지 않았을 거란 추측도 가능하다.

억울한 면이 있다. 지난해 LPGA 투어 Q스쿨에서 풀시드를 받지 못했다. 세계랭킹 100위 이내 선수가 9명이나 출전했다. 일반적으로 Q스쿨에는 100위 이내 선수는 한 명 정도 나온다. 100위 이내 선수들은 대부분 LPGA 투어에 있거나 한국과 일본에서 터줏대감으로 활동하는 선수들이다. LPGA Q스쿨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김세영, 장하나 등 한국의 대형 선수부터 일본의 요코미네 사쿠라,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 등 거물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이민지, 앨리슨 리 등 아마추어 강자들도 총출동했다. 유럽의 차세대 최고 스타로 각광받던 영국의 찰리 헐도 풀시드를 받지 못했다.

양자령은 아슬아슬했다. 풀시드를 20명에게 주는데 공동 18위였다. 공동 18위가 7명이나 되는 게 문제였다. 그 중 3명을 뽑는 플레이오프를 치렀는데 양자령은 끼지 못했다. 풀시드를 받지 못했다.

조건부 시드라도 상위 순번이라서 메이저나 출전 선수수가 적은 대회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또 다른 불운이 겹쳤다.

올해 병가를 냈다가 돌아온 선수들이 유달리 많았다. 출산 후 돌아온 서희경같은 경우다. 박희영의 동생인 박주영처럼 풀시드를 가진 선수들도 출전 대회수가 많지 않았다. Q스쿨 6위로 통과한 장하나도 출전권을 따지 못해 월요 예선을 치르기도 했다.

양자령은 21일까지 고작 4개 대회에 참가했고 컷 통과는 한 번 밖에 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전 기회는 적고 투어 선수들의 수준은 향상됐다. 경기감각이 부족한 상황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를 치를 수 밖에 없다. 올해 양자령이 받은 상금은 9490달러다.

양자령은 김효주, 백규정과 같은 1995년생으로 2002년 태국으로 건너가 9살 때부터 골프 천재로 소개됐다. 대학은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를 다녔다. 양자령의 언니 자경(24) 씨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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