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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지막 날 무너진 헨더슨, 리디아 고와 차이

김두용 기자2015.05.04 오전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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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 헨더슨은 노스 텍사스 슛아웃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잃고 공동 13위에 머물렀다.

이번에도 마지막이 아쉬웠다.

캐나다의 17살 골프 신동 브룩 헨더슨은 2주 동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연소 출전자였던 그는 선배들과 당당하게 우승 경쟁까지 하며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그는 2개 대회 모두 최종 라운드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해 우승 마침표는 찍지 못했다.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콜리나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노스 텍사스 슛아웃 프리젠티드 by JTBC 최종 라운드. 일주일 전의 업앤다운이 반복됐다. 헨더슨은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도 마지막 날 2타를 잃고 3위로 대회를 마친 바 있다. 이날 선두에 1타 차 뒤진 8언더파로 출발한 헨더슨은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고 6언더파 공동 13위로 내려앉았다.

최종 라운드에서 크리스티 커와 동반 라운드를 했던 헨더슨은 그린 적중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린을 7번이나 놓치는 등 이번 대회 들어 아이언 샷이 가장 좋지 않은 날이었다. 헨더슨은 일주일 전 스윙잉 스커츠 최종 라운드에서도 그린 적중률이 61%로 떨어지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날 헨더슨의 그린 적중률은 높지 않았고, 퍼트도 31개로 많았다.

헨더슨은 첫 홀을 버디로 출발하며 일주일 전과는 다른 플레이를 펼치는 듯했다. 하지만 3번 홀부터 보기-더블보기-보기로 4타를 잃으며 선두 경쟁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이후 다시 평정심을 찾았던 헨더슨은 마지막 홀을 버디로 마무리한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비록 우승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헨더슨은 월요 예선을 통해 본선 출전권을 따낸 뒤 우승트로피까지 넘보는 등 무서운 경쟁력을 보여줬다. 월요 예선이 기상 악화로 순연되면서 화요일 오전까지 그리고 연장전까지 치러야 해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 그럼에도 헨더슨은 2라운드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는 저력을 뽐냈다.

특히 이번 대회는 17살 소녀에게는 놀라운 경험이 됐을 듯하다. 3라운드에서 줄리 잉스터와 라운드를 했고, 최종 라운드에서는 크리스티 커와 경쟁하며 더 없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백전노장 잉스터, 커와 경기를 하면서 쇼트 게임과 코스 매니지먼트 등의 노하우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잉스터와 커에게 값진 조언도 들었다. 헨더슨은 “이번 주 월요 예선을 거치면서 정말 긴 한 주였다. 줄리 잉스터와 크리스티 커와 함께 라운드를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고 즐거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헨더슨은 같은 1997년생인 리디아 고와 비교되곤 한다. 리디아 고가 6개월가량 생일이 빠르다. 헨더슨이 리디아 고가 가지고 있던 최연소 프로 대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우긴 했지만 아직 기량과 경험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리디아 고는 어느 누구와 최종 라운드를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지고 있고, 마인드 컨트롤도 잘 한다. 하지만 헨더슨은 아직 이런 면이 서툴다. 2주간 값진 경험을 했다곤 하지만 하루아침에 면역이 생기고, 강심장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헨더슨이 지난 2주처럼 경기를 한다면 LPGA 투어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수도 있다. 헨더슨은 올 시즌 LPGA 투어 첫 번째와 두 번째 경기에서 각 3위와 13위라는 훌륭한 성적표를 받았다. 나이 제한에 걸려 LPGA 투어의 정식 회원이 되지 못했지만 무서운 루키의 등장을 알리고 있다. 헨더슨은 2주간 맹활약에 힘입어 5월 말 열리는 숍 라이트 클래식 초청권을 획득하는 등 주최 측으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시드가 없어 여전히 월요 예선을 통해 출전권을 얻어야 하는 입장이지만 무서울 게 없는 헨더슨의 발걸음은 누구보다 가볍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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