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LPGA 라이징 스타] ①LPGA 우승 꿈 이룬 스무 살의 대륙 소녀

김현서 기자2023.04.05 오후 12:54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인뤄닝.

3월 31일부터 4월 3일(한국시간)까지 나흘간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디오 임플란트 LA오픈에는 리디아 고(뉴질랜드), 넬리 코다(미국), 고진영 등 세계 톱 랭커들이 총출동해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대회 마지막 날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린 주인공은 그들이 아닌 중국에서 온 스무 살의 골퍼 인뤄닝이었다. 20세 6개월 5일의 나이로 첫 우승을 신고한 그는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2022년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 당시 19세 7월 5일) 이래 가장 어린 L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인뤄닝은 대회 마지막 날 자신의 투어 첫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숨 막히는 우승 경쟁을 벌였다.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인뤄닝은 전반 2번 홀에서 일찌감치 첫 버디를 잡았지만 이후 3개 홀 연속 보기와 4개 홀 연속 버디를 주고받는 등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아슬아슬한 경기력을 보였다.


후반 라운드 역시 긴장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18번 홀을 남겨두고 1 타 차로 추격하던 영국의 조지아 홀이 버디 기회를 잡아 큰 위기를 맞았다. 홀이 버디 퍼트를 넣으면 연장을 치러야 하는 상황. 그러나 인뤄닝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홀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는 것을 지켜본 뒤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키고는 우승을 확정지었다. 앳된 모습의 인뤄닝이지만 세리머니만큼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못지않았다. 우즈와 꼭 닮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날리며 우승을 차지한 기쁨을 마음껏 표현했다.

그는 우승 후 "나는 여러 번 우승을 꿈꿨고 마침내 꿈이 이루어졌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이어 "후반에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했다. 마지막 퍼트를 하기 전 손이 많이 떨렸다"며 당시의 숨 막히는 상황을 떠올리기도 했다.


인뤄닝은 LPGA 투어 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미 중국에서는 실력파 골퍼로 잘 알려진 선수다. 2020년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 투어에 데뷔해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투어 신기록을 달성했으며 아마추어 시절인 2019년에는 9개의 타이틀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2021년 LPGA Q-시리즈에서 공동 4위에 올라 LPGA 투어 자격을 획득한 뒤 지난해 데뷔했다. 그러나 그는 데뷔 시즌 16개 대회에 출전해 9개 대회서 컷 탈락했고, 다나 오픈 공동 4위가 유일한 톱10의 성적이었을 정도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1년 만에서 급성장하며 올 시즌 두 번째 출전만에 세계 톱 랭커들을 모조리 제치고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뤄닝 이전까지 LPGA 투어에서 중국 출신 우승자는 펑산산뿐이었다. 인뤄닝의 롤모델이기도 한 펑산산은 2019년 손베리 크릭 LPGA 클래식에서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한 뒤 지난해 은퇴했다. 인뤄닝은 "나 혼자뿐 아니라 중국에도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그리고 펑산산은 이곳에서 10번 우승했지만 이제 나는 한번 우승했을 뿐"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LPGA 관계자는 인뤄닝에 대해 "펑산산 이후 처음으로 나온 중국 출신 챔피언이다. 그동안 시유팅 등 중국 선수들이 우승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끝내 우승 문턱을 넘진 못했다. 그런 면에서 인뤄닝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 아직 스무 살 밖에 안된 어린 선수다. 잠재력이 높다. 아마 펑산산을 뛰어 넘는 선수가 될 지도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이어 "곧 열리는 국가 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중국은 약체로 분류됐지만 인뤄닝의 깜짝 등장으로 중국은 기대감이 확 높아졌다"고도 했다.

'뉴페이스' 인뤄닝의 등장에 LPGA 투어는 긴장과 설렘으로 들썩인다. 앞으로 그가 투어에서 어떤 파란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사진_게티이미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