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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소나무에 올라간 공 판정 논란

성호준 기자2015.05.01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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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인스피레이션에서 벌타를 받고 공을 떨어뜨리는 리디아 고. 언플레이어블 볼과 로스트 볼은 똑같이 벌타가 1타씩이지만 실제로 로스트는 2벌타 효과다.

리디아 고는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린스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노스텍사스 슛아웃 첫 라운드 14번홀 그린 근처에서 친 어프로치 샷이 소나무 가지 위에 올라가 떨어지지 않는 바람에 낭패를 당했다.

이전까지 2언더파를 기록하던 리디아 고는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면서 리듬이 무너졌고 다음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는 등 추락했다. 리디아 고는 4오버파 75타를 쳤다. 지난해 캐나디언 오픈에서 76타를 친 이래 가장 나쁜 스코어다. 연속 컷 통과 기록도 위기다.

그러나 더 나쁜 상황이 나올 수도 있었다.

리디아 고가 나무 위에 있는 공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의 노련한 캐디 제이슨 해밀턴은 나무에 올라가 어떻게든 공을 꺼내려고 했다. 리디아 고의 아이언을 건네 받아 그걸로 나뭇가지를 흔들어도 안됐다. 리디아 고는 “왜 공을 꺼내야 하느냐”고 캐디에게 물었다. 해밀턴은 “우리 공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공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공인 것을 확인하면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하면 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다면 로스트볼로 처리 된다. 둘 다 벌타가 한 타씩이지만 언플레이어블은 공이 놓인 지점 근처에서 칠 수 있고 로스트 볼은 원래 친 자리로 돌아가 다시 쳐야 한다. 실제로는 두 타 벌타 효과다.

리디아 고는 공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친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쳐야 할 것으로 보였다. 거대한 나무가 그린을 가리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 곳에서 친다면 공이 나무에 부딪혀 되돌아 오거나 가능성은 적지만 또 다시 나무에 올라가는 등 여러 가지 나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곳이다. 쿼드러플 보기라든지 더 나쁜 스코어가 나올 수도 있었다.

리디아 고는 언플레이어블로 처리했다. LPGA 경기위원이 와서 “다른 사람들이 목격을 했기 때문에 공을 확인한 것으로 보고 언블레이어블 볼로 처리하면 된다”고 판정했다. 심판이 이렇게 판정했다면 이를 따르면 된다. 리디아 고는 이에 대해서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러나 심판의 판정은 약간 애매하다. 논란이 될 수 있다. 공을 확인하지 못한다면 일반적으로 로스트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나무에 올라간 공과 관련한 매우 유명한 사건이 있다. 리디아 고가 만 두 살도 되기 전인 1999년 3월 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일어난 일이다. 닉 팔도의 공이 야자수에 올라갔는데 찾지는 못했다. 동반자인 코리 페이빈이 “볼이 나무 위로 날아간 것을 우리 둘 다 목격했으니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해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이에 따랐다. 팔도가 다음 홀에 있을 때 경기위원이 “볼이 야자수 나무 위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냐”고 물었다. 팔도와 페이빈은 “확인은 못했지만 나무 위로 가는 것을 우리 둘 다 봤다”고 말했다. 경기위원은 “확인하지 못했다면 분실구 처리를 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오소 플레이를 했는데 그냥 넘어갔으므로 팔도는 실격당했다.

노련한 캐디인 해밀턴도 이를 생각했다. 그는 “공을 꺼내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나무 위로 올라가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공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좋게도 심판이 그렇게 판정해줘 결과적으로 나무에 올라갈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공을 찾는 과정에서 리디아 고는 "왜 공을 찾아야 하느냐"라고 나무 위의 해밀턴에게 질문을 했다. 해밀턴이 했던 답은 의미가 있다. “우리는 공을 확인해야 한다.” 그들은 못 했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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