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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메이저 우승자 프레셀과 '스페셜 원' 리디아

김두용 기자2015.04.27 오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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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는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을 가진 모건 프레셀을 꺾고 스윙잉 스커츠 2연패를 달성했다. 그리고 누구도 걷지 못한 '스페셜 원'의 길을 걷고 있다. [골프파일]

리디아 고(18)와 모건 프레셀(27)이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연장전 승부를 벌였다. 둘의 이력과 스토리가 더해져 연장전은 더욱 흥미를 모았다.

8년 전 2007년 18살의 프레셀도 리디아 고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프레셀은 그해 나비스코 챔피언십(ANA 인스퍼레이션 전신)에서 18세 10개월 9일의 역대 최연소 나이로 메이저를 제패했다.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은 리디아 고가 넘어야할 벽이기도 하다.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7승을 챙기고 있지만 아직 메이저 정상에는 서지 못했다. 지난 24일 18번째 생일을 맞았던 리디아 고는 올해 남은 4개 대회 중 1개 메이저라도 석권하면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리디아 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한 기자가 프레셀에게 ‘하나의 직업 정신으로 우승에 도전한 것처럼 보였던 지금과 달리 아마추어 때의 감성을 더 가졌더라면 어땠을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프레셀은 “예전보다 지금의 내가 감정들을 더 잘 조절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아마추어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전체를 볼 수 있을 만큼 견고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깨닫고 배운 게 바로 그런 것들”이라고 일축했다.

기자가 의도했던 건 아마추어 때의 감정이 아닌 패기였을 것이다. 아마추어 때는 딱히 잃을 게 없기 때문에 겁 없이 저돌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경험이 쌓이고 상황들을 많이 겪을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멈칫멈칫하는 경향이 생긴다. 물론 경험을 통해서 이런 상황들을 보다 담대하게 헤쳐 나갈 수도 있다. 17세의 브룩 헨더슨도 이번 대회에서 패기를 바탕으로 우승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최종 라운드의 무게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젊다고 해서 리디아 고처럼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남녀 골프사를 통틀어서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리디아 고는 ‘스페셜 원’이다. 천부적인 재능과 기량은 물론이고 강한 멘털로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1인자로 살아가고 있다. ‘선배로서 리디아 고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 있다면 해달라’고 하자 프레셀이 “나의 조언이 과연 필요할지 모르겠다. 리디아는 정말 잘 하고 있다”라고 말할 정도다. 프레셀은 “나는 리디아처럼 계속해서 우승을 하진 못했다. 그는 정말 세련된 경기를 하고 재능이 매우 뛰어나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프레셀은 미국의 골프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5년 16살 때 US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그해 US 여자아마추어 오픈도 제패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는 리디아 고와 렉시 톰슨이 그랬던 것처럼 LPGA의 나이 제한 규정(만 18세)을 딛고 17살 때 특별한 케이스로 정회원이 됐다. 2006년 겨울 2007 LPGA Q스쿨을 6위로 통과한 그는 나이 제한 규정에 대해 항소한 끝에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2007년 5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그는 고교생 신분으로 LPGA 투어를 뛰기도 했다.

프레셀은 2007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세계랭킹 4위까지 뛰어 올랐다. 실력뿐 아니라 외모도 출중해 미국 골프의 차세대 스타로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프레셀의 파괴력은 오래 가지 못했다. 프레셀은 2008년 10월 LPGA 클래식에서 2승을 수확한 뒤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스윙잉 스커츠에서 154개 대회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리디아 고에게 아쉽게 패했다. 미국의 골프 스타들인 폴라 크리머와 크리스티 커가 간절히 프레셀을 응원하는 모습까지 포착됐지만 아쉬운 눈물을 삼켜야 했다.

프레셀이 얘기한 것처럼 리디아 고는 프로 두 번째 시즌도 잘 헤쳐 나가고 있다. 올 시즌 8개 대회에서 우승 2회를 포함한 톱10에 7번이나 들었다. 상금도 벌써 90만 달러가 넘어 지난 시즌보다 페이스가 현저히 빠르다. 다만 시즌 첫 메이저 대회 공동 51위 성적표가 옥에 티였다. 프레셀이 투어 2년 차 때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것처럼 리디아 고도 지난해 풀타임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 또 누구보다 훌륭하게 투어 생활을 하고 있기도 하다. 리디아 고에게 최연소 메이저 우승은 이제 시간문제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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