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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언더파 기록, 헤비급 소렌스탐-라이트급 리디아 고

성호준 기자2015.03.29 오후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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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니카 소렌스탐(왼쪽)과 리디아 고.

골프는 아주 아주 쉬운 스포츠다. 리디아 고(18.뉴질랜드)가 그렇게 보이게 한다. 쳤다 하면 언더파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애비애라 골프장(파 72)에서 벌어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기아 클래식 3라운드에서도 또 언더파를 쳤다. 5언더파 67타다. 지난해 11월 21일 CME 타이틀홀더스 1라운드 이후 4개월 남짓, 27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이다.

그러면서 리디아 고는 부문 최고 기록 보유자인 안니카 소렌스탐(45.스웨덴) 턱밑까지 갔다. 소렌스탐은 2004년 29라운드 연속 언더파를 기록했다. PGA 투어 기록은 팀 페트로비치(48미국)의 26라운드 연속이다.

2004년 7월 US여자오픈 2라운드에서부터 그 해 11월 ADT챔피언십 2라운드까지다. 한국에서 열린 나인브릿지 챔피언십 등이 포함된다.

리디아 고는 제2의 고향인 뉴질랜드에서 열린 유럽 여자 투어까지 포함하면 31라운드 연속 언더파지만 LPGA 투어만을 계산해야 한다. 리디아 고가 소렌스탐의 기록에 맞서려면 2라운드, 추월하려면 3개 라운드 더 언더파를 쳐야 한다.

두 선수의 기록은 어떻게 다를까. 기록의 순도는 소렌스탐이 높다. 골프 사상 최강의 여제답게 연속 언더파 기간 중에도 압도적이었다. 소렌스탐은 29라운드 동안 평균 타수가 68.00타였다. 리디아 고는 69.15타다.

소렌스탐은 기간 중 US오픈, 여자 브리티시 오픈 등 코스가 어려운 메이저 대회가 포함됐다. 기간 중 최저타는 63타였고, 67타 이내 타수가 11번이었다. 리디아 고는 연속 언더파 기간 중 최저타가 65타였으며, 67타 이내는 5번이다.

아슬아슬한 1언더파 라운드는 리디아 고가 다섯 번, 소렌스탐의 두 번이었다. 리디아 고는 바하마 클래식과 호주 여자 오픈에서는 72타를 한 번씩 쳤다. 그러나 두 대회 모두 기준타수가 73이어서 1언더파로 인정됐다.

소렌스탐은 29연속 언더파를 9개 대회에서 걸쳐 했다. 당시 3라운드 대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9개 대회 중 우승이 4번, 준우승이 3번, 4위가 한 번이었다. 나머지 하나는 13위로 톱 10에 들지 못했다.

리디아 고의 언더파 기록은 7개 대회에 걸쳐 있다. 기아 클래식은 3라운드까지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끝난 6개 대회에서는 우승 2회, 준우승 2회 등 모두 톱 10에 들었다.

소렌스탐의 기록은 헤비급 복서처럼 무게감이 있다. 무겁다고 더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연속 기록은 굵은 게 아니라 긴 것이 좋다. 야구에서 연속 안타 기록은 꼭 홈런이나 하루에 3안타를 치지 않아도 된다. 안타 하나면 충분하다.

리디아 고는 가볍다. 클럽을 짧게 잡고 부드럽게 스윙하고 위기 상황도 가볍게 모면한다. 10개 대회 연속 톱 10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도 있다.

다음 대회가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이다. 코스 세팅을 어떻게 했느냐에 달려있지만 리디아 고의 기록은 가늘면서 길게 갈 가능성이 있다. 더 중요한 건 아직 안 끝났다는 것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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