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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내 점수 10점 만점에 10점, 퍼트만 7~8점"

성호준 기자2015.03.09 오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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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골프파일]

박인비 인터뷰.

Q 기분은.
-아주 좋다. 이 골프장은 너무 어려워서 우승하지 못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잘 해서 좀 자신감을 가졌다. 72홀 동안 보기를 하지 않은 것을 믿을 수 없다. 보기를 두려워했다면 보기를 했을 것이다. 내 경기에 충실했고 다른 것은 생각 안하려 한 것이 통했다.

Q 아버지와 내기 했다.
-코스가 어려워서 언더파만 치면 좋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가족이 버디를 하면 500달러를 주고 보기를 하면 네가 1000달러를 내라고 했다. 그래서 내기를 했다. 사실 내가 보기를 해도 실제로 내 돈을 달라고 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결과적으로 아주 좋았다. 동기를 가지게 됐다.

Q 아버지가 오늘 돈을 주나
-아닐 것 같다. 오늘 현금이 없더라. 나에게 돈을 빌린 것으로 하겠다.

Q 최종라운드 선두로 출발한 게 13번인데 그 중 7번 우승했다.
-선두로 출발해서 우승하는 것은 역전 우승 보다 훨씬 어렵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특히 그렇다. 그래서 이 우승은 나에게 큰 성취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아마 이전에 딱 한 번 밖에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목요일부터 계속 압박감과 싸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우승이 매우 자랑스럽다.

Q 리디아 고에 공동선두를 허용하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아 보였다.
-긴장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리디아와 루이스가 경기를 잘 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가 연속 버디로 나를 따라잡았을 때 전혀 놀라지 않았다. 나는 나중에 버디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나를 믿고 서두르지 않았다. 버디를 하지 못했지만 보기도 하지 않았다. 실수를 하지 않은 것은 좋은 징조다. 내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Q 왜 리디아 고를 포함해 한국선수들이 잘 하는데 남자는 그렇지 않나.
-잘 모르겠다. 남자 선수들도 여자선수들만큼 열심히 한다. 그런데 남자 골프에는 (국제적으로) 더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Q 메이저 5승을 한 선수로 보기 없이 우승한 이번 대회의 점수를 주면 얼마나 될까.
-티에서 그린까지 10점 만점에 10점이다. 나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매일 그린 몇 개를 놓쳤지만 파세이브를 다 했다. 이번 대회에서 다른 어떤 선수도 롱게임을 나만큼 잘하지 못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그린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나보다 잘 했다. 기회가 많았지만, 하루에 12개 정도의 버디 기회를 만들었지만 하루는 6개, 4개, 2개, 3개를 잡았을 뿐이다. 확률적으로는 좋지 못했지만 우승하기에는 충분했다. 롱게임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퍼트는 10점 만점에 7, 8점에 불과하다.

Q 이전에 보기 없이 우승한 적이 있나.
-한 번 중국 미션힐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LPGA에서는 처음이다.

Q 챔피언조 조편성 때문에 이 우승이 좀 더 특별한가.
-꿈의 조편성이었다. 1, 2라운드에서 리디아, 루이스와 함께 많은 경기를 했다. 그러나 최종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들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경기하면 좀 더 동기가 생긴다. 일년 내내 그들과 함께 경기하는데 그들의 경기를 아는 것은 좋은 일이다. 위대한 선수들이고 서로에게 동기를 준다. 재미있다.

Q 오늘 이겨서 랭킹 1위에 오르는데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까.
-그렇다. 리디아와는 최종라운드에서 많이 경기를 해보지 않았다. 나는 리디아 고가 실수를 하나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리디아가 실수를 몇 번 하는 걸 봤다. 리디아도 인간인 걸 알았다. 그래서 리디아 고를 따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여유를 갖게 됐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대회가 많이 남아 있다. 앞으로 리디아 고와 더 많이 경기할 것이다. 아직 술도 마실 수 없는 나이의 사람과 함께 경기하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Q 경기 후엔 서로 격려를 해줄 정도로 친한 걸 알지만 경기 중에는 상대가 실수를 하기를 원하나.
-글쎄. 상대가 실수를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들 보다 잘 하기를 원한다. 그들이 파를 하면 그 것보다 잘 하고 싶다. 상대가 실수해서가 아니라 내가 잘해서 우승하기를 원한다.

Q 랭킹 1위 복귀가 중요한가 메이저 우승이 중요한가.
-브리티시 오픈 우승이다. 랭킹 1위는 해본 것이고 그랜드슬램은 못 해본 것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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