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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천재 소녀의 성향 김효주 발라드, 리디아 댄스

김두용 기자2014.10.14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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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왼쪽)와 김효주가 13일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포토콜 행사에서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김효주(롯데)와 리디아 고(캘러웨이)는 무서운 아이 ‘앙팡테리블’로 통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세계여자골프를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로도 꼽힌다.

둘은 16일부터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리는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나란히 출전한다. 아마 시절부터 각종 대회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둘은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1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이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세계무대에선 리디아 고가 2살 어린 나이에도 항상 앞서나가는 추세였는데 김효주가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게다가 김효주가 내년부터 LPGA 회원으로 투어에 참여하게 되면서 둘의 라이벌 관계는 다시 불이 붙었다. 마침 리디아 고와 김효주는 또 한 명의 신성 이민지와 1라운드에서 샷 대결을 펼쳐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도 둘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리디아 고는 이번에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김효주는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LPGA 투어 2승에 도전한다. 김효주가 승수를 추가한다면 2승의 리디아 고와 시즌 다승 균형을 맞추게 되는 셈이다.

골프는 개인 운동이고 심리 게임이다. 멘탈이 강해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고 더불어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우승할 수 있다. 10대의 어린 나이로 세계를 정복한 김효주와 리디아 고의 힘도 강한 멘탈에서 비롯된다. 남들이 보기에 멘탈이 강해보이지만 두 소녀도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과 싸우고 있다. 김효주는 “멘탈 노트를 지금은 쓰지 않지만 집에 갈 때마다 다시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다”고 말했다. 또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터라 멘탈 노트 빈 곳을 꼼꼼히 채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리디아 고는 표정 변화가 크게 없어 돌부처처럼 보이고 가끔은 애늙은이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는 “‘제가 멘탈이 강하다고요’라고 되물으며 컨트롤이 안 될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갑자기 찾아온 손목 통증도 그렇고 18홀을 돌면서 여린 소녀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많이 생긴다. 그는 “‘즐겁게 하자’, ‘괜찮다 잘 하고 있어’라는 자기 주문을 끊임없이 되새긴다. 경기가 잘 풀릴 때는 감정 컨트롤이 잘 되는 편이지만 안 될 때는 정말이지 힘들다”라고 고백했다. 리디아 고는 “미국 진출 후 기회가 없었는데 뉴질랜드로 가서 담당 심리 전문의를 만나 상담을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마음의 평온을 찾는 방법은 다양하다. 둘은 음악으로 마음을 치유한다. 비슷해 보이지만 좋아하는 장르는 전혀 다르다. 리디아 고는 댄스, 김효주는 발라드를 좋아한다. 리디아 고는 “한국 가요를 좋아한다. 특히 댄스 음악을 많이 듣는다. 즐겁고 경쾌한 에너지를 주입시켜 즐겁게 골프를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가장 많이 듣는 18번은 퍼렐 윌리엄스의 ‘해피’라는 곡이다. 해피는 영화 ‘수퍼배드2’의 테마곡으로 경쾌한 멜로디와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김효주는 발라드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그는 “윤미래를 정말 좋아한다. 소울이 있는 발라드 노래를 좋아한다”고 웃었다. 애절하고 성숙한 노래 멜로디와 가사가 김효주를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차분한 플레이 스타일이 돋보이는 만큼 퍼트 능력도 빼어나다. 둘에게 서로의 장점을 물으니 똑 같이 퍼트라고 입을 모았다. 김효주는 “퍼터 굉장히 잘 한다. 둘이 함께 플레이를 하면 감탄하면서 18홀을 마무리하는 것 같다”고 먼저 칭찬했다. 그러자 리디아 고는 “퍼팅을 정말 잘 한다. 에비앙 첫 날에 봤듯이 퍼트 성공률이 굉장히 높았다. 항상 홀 가까이 공을 붙인다. 그리고 절제와 강한 정신력이 돋보인다”고 맞장구를 쳤다.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로 이민간 뒤 한국에서 열리는 첫 공식 대회를 앞두고 있다. 그는 “뭐든지 항상 처음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인이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첫 대회라 기대하는 게 많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김효주도 이 대회에서 2012년 첫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여기서 데뷔전을 치렀고 이제 데뷔 2주년이 된다. 1년 차가 아니라 이제 2년이 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주위에서는 아직 어린 소녀로 보지만 둘은 별로 걱정할 게 없을 듯하다. 코스에서는 이미 베테랑 골퍼다.

J골프는 이번 대회 전 라운드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영종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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