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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미국 진출 늦지 않았고 떨어져도 다시 도전"

김두용 기자2014.10.09 오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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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은 해외 진출 시기가 다소 늦었다는 지적에 "늦었다고 생각 안 한다. 지금이 적기"라며 새로운 꿈을 향해 정진할 것임을 밝혔다. [박준석 사진기자]

이정은(26·교촌F&B)이 달라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Q스쿨을 처음 접한 후 모든 게 새로워졌다. 2015년 LPGA 투어 2차 Q스쿨을 통과한 이정은은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다. 골프에 대한 생각과 골프 칠 때 기분, 마음가짐, 자세 등 모든 게 바뀌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으로 LPGA 투어 Q스쿨에 도전했던 이정은은 4라운드 동안 이븐파를 치며 공동 22위를 차지했고, 상위 80위에게 부여되는 최종 Q스쿨 출전 자격을 가볍게 따냈다. 잘 나가는 1988년생 동기들을 생각하면 해외 진출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정은의 생각은 달랐다. “다들 늦었다고 하는데 저는 늦었다고 생각 안 한다. 이전부터 욕심을 부려볼 수 있었겠지만 프로 경험을 쌓으며 다져진 지금이 적기라 할 수 있다. 만약 떨어진다고 해도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2007년부터 1부 투어를 뛰었던 이정은은 벌써 프로 8년 차다. 투어에서도 중고참 소리를 듣는 베테랑이다. 그렇지만 이정은은 8년 투어 경험이 LPGA 투어에 도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그는 “투어를 뛰면서 경력을 쌓으면서 구력이 생긴 게 저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Q스쿨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부족한 점도 많다. 그는 “기복이 심한 편인데 편차를 줄여야 하고 쇼트게임 능력을 보완해 파 세이브 능력을 키워야 LPGA 투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2차 Q스쿨에 다녀왔던 게 자기계발에 채찍질을 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정은은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쉽게 쉽게 생각하면서 골프를 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좀 더 진지하고 신중하게 골프를 바라보게 됐고, 좀 더 진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황금세대’이자 '세리키즈'인 1988년생 동기들의 맹활약도 자극제가 된다.

주니어 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국내 무대에서 4승을 거두는 등 순탄한 투어 생활을 했던 이정은은 골프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 2월 전지훈련을 처음으로 미국 올랜도로 가게 됐고, 최혜정, 김현지(이상 볼빅)와 함께 훈련하면서 미국 도전에 대한 결심이 섰다. 그는 “골프 치기에 미국보다 좋은 환경은 없는 것 같다. 코스 상태와 관리가 잘 돼있고, 어프로치 샷 등의 훈련 환경도 더 없이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쾌적한 날씨와 여유로운 분위기 등도 자신의 스타일과 너무나 잘 들어맞는다고 한다. ‘미국 가면 돌아오기 싫을 거야’라는 동료들의 얘기를 허투루 들었던 이정은인데 정말로 가야할 길이 미국으로 정해진 듯했다.

2차 Q스쿨이 예비고사였다면 최종 Q스쿨은 본고사다. 마지막 시험은 12월 3~7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 LPGA 인터내셔널 골프코스에서 5라운드 경기로 열리고, 20위 안에 들어야 풀시드를 확보할 수 있다. 풀시드 확보 커트라인의 스코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3년 전만해도 오버파를 쳐도 시드를 딸 수 있었는데 지난해 풀시드 커트라인이 6언더파까지 올라갔다. 게다가 170cm로 신장이 작지 않은 이정은이지만 서양의 체격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난쟁이’ 같은 느낌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최종 Q스쿨은 정말 잘 치는 선수들이 많이 나와 2차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들었다. 시즌을 끝낸 후 일찍 미국으로 들어가 코스를 둘러보고 현지 적응력을 끌어올려 꼭 미국 진출 꿈을 이뤄내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평소 독기가 없다는 말을 듣는 이정은. 그러나 새로운 목표가 생긴 그는 이제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박세리(KDB산은금융)처럼 독기를 품은 것 같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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