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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언니는 부담 아닌 든든한 버팀목"

김두용 기자2014.10.03 오전 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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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은 LPGA 투어 Q스쿨을 통해 미국 무대를 노크하고 있다. [박준석 사진기자]

“골프가 더 진화하고 싶다면 LPGA로 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희영(하나금융그룹)이 동생 박주영(호반건설)이 미국 진출에 대한 고민을 하자 가장 먼저 건넨 말이다. 국내 투어와는 달리 환경이 너무 좋기 때문에 언니는 동생에게 LPGA 투어 진출을 권했다. 박주영은 “언니가 ‘LPGA에 오면 골프 실력이 늘고 골프를 배울 수 있다. 와서 함께 다니자’라고 말해줬다”고 털어놓았다. 대회장과 훈련 환경 등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잡혀있고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기량을 가진 경쟁자들이 모두 모이기 때문에 동기부여와 자극도 충분하다.

2008년 프로 전향 후 국내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은 아직 우승컵은 없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한국 투어를 뛰면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골프를 치고 경기를 하다가 문뜩 처음 골프를 할 때 꿈이 미국무대에서 뛰는 거였던 게 떠올랐다. ‘난 아직 아니야’라고만 생각해왔는데 돌아보니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실천해야겠다 싶어 도전하게 됐다”고 결심의 이유를 밝혔다. 동갑내기 이미림(우리투자증권)의 성공이 부각됐고,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LPGA 진출이 단연 화두가 되고 있다. 박주영은 “아무래도 미국 진출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제 가야할지에 대해 서로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또래인 김세영(미래에셋)과 장하나(KT)도 12월 열리는 LPGA 최종 Q스쿨에 참가할 계획이다.

박주영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니스의 플랜테이션 골프장에서 열리고 있는 LPGA 투어 2차 Q스쿨 순항하고 있다. 3라운드까지 3언더파 공동 8위로 80명을 뽑는 최종 Q스쿨 자격을 무난히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171cm 큰 신장으로 호쾌한 샷을 날리는 박주영의 경쟁력은 장타에 있다. 그는 올해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 263.58야드로 이 부문 3위에 올라있다. 박주영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드라이버 거리가 저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무조건 드라이버만 잡는 건 아니다. 중요한 대회니 만큼 드라이버와 우드를 잡는 홀을 정하고 안정적으로 코스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선두권 경쟁을 펼친 게 자신감의 동력이 됐다. 10위를 차지했던 박주영은 “하나외환 챔피언십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고백했다. 이곳 캐디들은 박주영이 박희영 동생인 것을 알고 있다. 언니 때문에 적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부담감으로 작용하진 않는다고. 박주영은 “언니라는 존재는 부담이 아니고 든든한 버팀목이다. 다들 부담될 거 같다고 말씀하시는데 오히려 언니가 있어서 편하고 든든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미국에서 함께 훈련하며 도움을 받았고, 미국 진출과 관련해서도 언니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박주영은 박희영 동생으로 알려지고 싶진 않다. 그의 꿈은 ‘나를 보고 닮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누군가의 우상이 되는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먼 박주영은 “차근차근 침착한 플레이로 풀어나가면서 미국 진출 꿈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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