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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된 안신애의 복귀전

파주-이지연 기자2021.07.10 오후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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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 대보 하우스디 오픈 2라운드 12번 홀에서 샷을 하고 있는 안신애. 2년여 만의 복귀전에서 2라운드 합계 13오버파로 컷 탈락했지만 그는 대회 내내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녔다.

"많이 힘들었어요."

10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CC(파72)에서 열린 2021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 2라운드.

2라운드 합계 13오버파로 컷 탈락한 안신애는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2019년 10월 이후 1년 9개월 만의 정규 투어 복귀전. 그러나 안신애는 첫 날 5오버파, 둘째 날 8오버파로 출전 선수 120명 중 최하위인 공동 117위에 그쳤다. 안신애는 "대회를 앞두고 걱정과 부담이 컸다. 그동안 훈련이 좀 부족했고, 그만큼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특히 비거리가 많이 줄어 힘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1년 9개월의 공백은 그의 경기력에 큰 변화를 야기했다. 1라운드 9번 홀까지는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나름 순항했지만, 후반 9홀부터 흔들렸다. 드라이브 샷 거리에 부담이 느껴진데다 믿었던 퍼트감도 신통치 않았다. 전반 9홀까지 몇 번의 버디 기회를 번번이 짧은 퍼트로 놓쳐버린 그는 후반부터 샷감마저 흔들려 고전했다.

절치부심한 2라운드에서도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빗줄기가 오락가락했던 날씨 속에 샷감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10번 홀에서 출발해 전반 9홀을 7오버파로 마친 그는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후반 9홀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치렀고 페이스를 되찾았다. 8번 홀까지 보기만 2개를 더 범했던 안신애는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8m 가량의 버디를 성공시키고는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투어 13년차인 안신애가 최하위권으로 컷 탈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뒤 믹스트 존에 선 안신애는 "오랜 공백 만큼 너무 힘든 경기를 했다. 하지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오랫만에 투어에 돌아와 행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느 덧 투어 13년 차로 고참급 선수가 된 안신애는 후배들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같이 경기를 했던 최혜진, 성유진이 너무 잘 쳐서 뿌듯했고, 멋있다는 생각도 했다"며 "후배들이지만 그들에게 뭔가 배우고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KLPGA 투어 통산 3승의 안신애는 13년 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 시즌도 시드를 잃지 않았을 만큼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혀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활동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한국 여자프로골프를 대표하는 스타 골퍼다.

'투어 프로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고 하지만 안신애의 출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2017년부터 3년간 활동하며 큰 인기를 누렸던 일본 투어와 매체에서도 그의 복귀에 큰 관심을 드러냈을 정도였다. 신생 대회인 이번 대회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이번 대회에는 첫 날부터 평상시보다 3배 이상 많은 10명이 넘는 사진 기자들이 몰려 안신애의 복귀에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방송 카메라가 매 홀 그를 비췄을 만큼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2년 여만의 복귀전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그의 머릿 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안신애는 "아직 은퇴를 논할 때는 아니다. 물론 너무 못 치면 민폐가 될 것 같아 생각이 많아졌지만, 다시 복귀를 하게 되면 좀 더 많은 것을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015년 메이저 대회인 KLPGA 챔피언십 이후 우승이 없는 그는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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