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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성추행 당한 아픈 과거 고백한 삭스트롬

박수민 기자2021.02.23 오전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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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PGA 투어 게인브릿지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거둔 마들렌 삭스트롬.

마들렌 삭스트롬(스웨덴)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통해 어릴 적 당했던 성추행에 대해 고백했다.

삭스트롬은 23일(한국시간) LPGA 투어 홈페이지에 게재된 드라이브온(Drive On) 캠페인 콘텐트를 통해 자신이 과거 당했던 성추행 사실에 대해 고백했다. 삭스트롬은 7살 때 이웃집에 놀러갔다가 해당 집주인에게 성추행당했던 과거를 밝혔다.

삭스트롬은 “어릴 적 나는 순진했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있었다. 나의 친구들은 스톡홀름에서 한시간정도 떨어진 시골에 사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다”며 “하루는 나와 친했던 친구를 보러 혼자 갔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나를 성추행했다. 겨우 7살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16년 동안 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고통은 오래 이어졌다. 성추행을 당한 뒤, 삭스트롬은 골프에 몰두했다. 골프를 할 때면 그 사건을 잊을 수 있었고, 골프를 더 잘할 수 있으면 행복해 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삭스트롬은 “내가 깨닫지 못했던 것은 나 스스로 나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나 자신을 증오했다”며 “심지어 그 사건 때문에 내 몸도 싫어졌다. 바디 로션조차 바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삭스트롬과 그의 멘토 로버트 칼슨. [사진 LPGA 투어 홈페이지 캡처]

고통 받던 삭스트롬은 2016년 LPGA 투어의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당시 삭스트롬은 스웨덴 골프 대표팀을 통해 알게된 로버트 칼슨(스웨덴)을 만났다. 대회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던 삭스트롬을 본 칼슨은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이유를 물어봤다. 당시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어느 날 한 호텔에서 삭스트롬은 칼슨에게 성폭행 사실을 고백했다. 삭스트롬은 “칼슨이 많은 감정이 교차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자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나왔다”며 “16년 동안 묵었던 고통이 눈물을 통해 해소됐다. 칼슨에게 말하자 나는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고 전했다.

삭스트롬은 그 후 칼슨과 함께 자신의 부모에게도 말을 꺼냈다. 그는 “말을 꺼내기까진 너무나도 어려웠다. 그러나 모든 것을 고백한 후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말처럼 삭스트롬은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시메트라 투어에서 3번 우승했고, LPGA 투어 출전권을 얻게 됐다. 삭스트롬은 “내 목소리와 경험을 공유하기까지 오래 걸렸다”라며 “프로 선수로서 나와 같은 경험을 한 다른 사람들에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이야기로 누군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삭스트롬은 지난해 1월 게인브릿지 챔피언십에서 꿈에 그리던 LPGA 투어 첫 우승에 성공했다. 그리고 1년. 26일 개막하는 대회에서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어릴 적 겪은 상처를 이겨낸 삭스트롬이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게인브릿지 챔피언십 1라운드를 JTBC골프가 26일 새벽 4시 30분부터 생중계한다.

박수민 인턴기자 soominp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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