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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캐디로 우승 도전' 위버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

김현지 기자2020.08.22 오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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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백을 실은 카트를 끌고 다니며 경기 중인 린지 위버.

린지 위버(미국)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 캐디 없이 대회를 치르고 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사우스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AIG 여자오픈이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선수는 단연 린지 위버다. 린지 위버는 대회 첫날부터 캐디를 고용하지 않고 혼자 골프백을 실은 카트를 끌고 대회를 치르고 있다. 대회 2라운드까지 성적도 좋다. 대회 첫 날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기록하며 이븐파 공동 4위로 출발했던 위버는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기록하며 1타를 잃어 중간합계 1오버파를 기록하며 공동 4위를 유지했다. 중간합계 1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2라운드를 마친 다니 옴비스트(스웨덴)와는 2타 차다.

프로 선수가 대회에 캐디 없이 혼자 경기를 치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캐디가 없다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 내내 14개의 클럽과 백을 가지고 다녀야함은 물론 클럽이나 공을 닦는 일, 벙커를 정리하는 일 등도 스스로 해야한다. 바람이나 거리 계산, 클럽 선택과 코스 공략 등에 있어서도 상의할 사람이 없다. 캐디 없이 대회에 나서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종종 있는 일이다. 지난 7월 유러피언투어 오스트리아 오픈에서 마크 워런(스코틀랜드)이 캐디 없이 우승했는데, 무려 6년 만에 나온 통산 4승째다. 워런의 경우 캐디가 대회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 됐고, 워런은 혼자 대회에 나서 캐디백을 메고 경기를 치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2016년에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허인회가 캐디 없이 캐디백을 메고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당시 허인회의 캐디는 늦잠을 자 경기 시간에 늦었고, 허인회가 직접 캐디백을 멨다. 홀인원에 성공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이튿날 어깨 통증으로 인해 대회에는 기권했다.

셀프 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린지 위버는 이번 대회에 함께 호흡을 맞출만한 마땅한 캐디를 고용하지 못했다. 위버는 코로나19로 인해 올 시즌을 함께 할 캐디를 구하지 못했고, 시즌 재개 후 주로 로컬 캐디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로컬 캐디가 허용되지 않았고, 위버는 혼자 대회를 치르고 있다. 이는 LPGA투어가 시즌 재개 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선수가 원할 경우 캐디 없이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위버는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주니어 골프와 대학 골프, 1년 간 활동했던 시메트라투어(LPGA 2부투어)때를 회상하게 된다"고 하며 "최근 로컬 캐디들을 고용했을 때도 최종 결정은 내가 내렸기 때문에 공략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힘든 점은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사용해 10년이 넘은 골프백 카트는 브레이크가 잘 말을 듣지 않았고, 대회 첫 날 벙커에 서있던 카트는 강한 바람에 벙커 안으로 넘어졌다. 위버는 "아직도 골프백 안에 모래가 많다. 모래를 빼내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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