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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리디아 고', 세계 1위 꿈꾸는 이민지

이지연 기자2015.05.18 오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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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터지면 줄버디가 이어져 '버디 트레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민지. 아마추어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에게 비교 당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리디아 고를 압도했다.[사진 LPGA 홈페이지]

18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리조트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JTBC 최종 라운드.

호주 교포 이민지는 15번홀까지 무려 7타를 줄였고, 재개된 경기에서도 1타를 잃었지만 2타 차로 유소연의 추격을 뿌리쳐 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이민지의 별명은 '버디 트레인(Birdie Train)'이다. 한 번 터지면 버디가 이어져 얻은 별명이다. 이민지는 이날도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로 버디 행진을 했다.

7번홀(파5)에서 장타를 앞세워 가볍게 그린 근처까지 두 번째 샷을 보내며 버디를 잡은 이민지는 이후 9번홀, 11번홀 등 징검다리 홀로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12번홀에서 4m 버디를 추가했고, 14번홀에서 10m 가량 되는 긴 버디를 넣었다. 15번홀(파5)에서는 이날의 클라이막스인 투 온을 성공 뒤 3m 이글을 성공시켰다.

이민지에겐 남다른 골프 DNA가 있다.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호주 교포 2세로 티칭 프로 출신인 어머니 이성민씨에게 골프를 체계적으로 배웠다. 이민지의 가족은 아버지가 클럽 챔피언, 남동생 민우는 호주에서 아마추어로 활동 중인 골퍼 집안이다.

생글생글 웃는 귀여운 얼굴이지만 그의 온몸은 건장한 성인 남자보다 더 큰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이민지는 시즌 중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르지 않을 만큼 체력 훈련을 가장 중시한다. 그래서 평균 270야드에 달하는 장타를 날린다. 장타자들이 쇼트 게임에 약점을 보이는 것과 달리 쇼트 게임을 가장 자신있어 한다.

그러나 장타와 정교한 쇼트 게임 등 단점이 많지 않은 기량을 가지고도 덜 다듬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해 여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지낸 이민지는 리디아 고와 여러모에서 비교를 당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의 라이벌 경쟁을 펼치면서 '호주의 리디아 고'로 불리기도 했지만 아마추어 시절 이미 LPGA 투어 2승 등 프로 4승을 거둔 리디아 고에 비해서는 한 수 아래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호주 내에서는 리디아 고보다는 LPGA 투어 41승을 거둔 카리 웹의 뒤를 이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웹은 "내 10대 때보다 훨씬 더 기량이 뛰어나다"고 이민지를 극찬하면서 평소 연습 라운드 때도 데리고 다닐 만큼 그를 아끼고 있다.

지난해 말 퀄리파잉(Q) 스쿨을 공동 1위로 통과한 이민지는 올 시즌 10개 대회에서 1차례 톱 10에 들었지만 컷 탈락도 4차례나 했다. 2주 전 열린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도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등 기복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시즌 2승을 포함 9개 대회에서 7차례나 톱 10에 들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한 리디아 고의 일관된 경기력과는 비교가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특유의 한방이 살아나면서 LPGA 투어 11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우승에 성공했다. 이민지는 "리디아 고는 나보다 1년 빨리 프로가 됐기 때문에 더 빨리 가는 게 당연하다. 리디아 고가 2승을 했지만 부럽지 않았다"며 "나는 투어 무대에 잘 적응해 왔고 언젠가 세계 1위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5언더파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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